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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찔끔 인하' 수수료 아껴서 대박 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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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작년 총 순익 12조...전년比 29% 증가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연간 실적발표를 시작한 금융지주사들이 여전히 사업 위험부담이 없는 고객 수수료에 의존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안방(국내)에서 이익을 거둬들이는 경영방식은 요지부동이어서 앞으로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감독원과 각 금융지주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12조원으로 전년보다 2조7000억원(29.2%) 증가했다. 내부적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각 금융지주사 순이익 규모는 신한지주 3조2000억원,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2조5000억원과 2조200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조3000억원대다.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익 합계만 9조원이 넘었다. 이는 제조업체로는 SK의 전 계열사 영업이익 합계와 맞먹는 다. 현대건설 매각이익은 세전 3조2000억원 규모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은행들의 순이익은 2010년 수준을 유지한다.

은행들의 사상 최대 실적에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규제 압력은 더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은행들이 나서서 현금지급기(ATM) 수수료 인하 등에 나섰지만, 막상 실적 뚜껑을 열어보니 크게 영향이 없었다는 평가다. 은행들의 수수료 관련 수익은 지난해 4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년에 4조4000억원보다 오히려 11% 늘었다.

은행들의 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해서는 송금과 ATM수수료에만 한정돼 있다는 비판이 따른다.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 단체들은 지난해 수수료 인하폭이 2010년 기준으로 은행 전체 수수료 수익의 9.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펀드수수료, 중도상환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도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카드 수수료율 1.5%로 명문화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이번 수수료율 인하 압박은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꾸준히 지적해온 은행의 저위험 영업 방식과 고액 연봉 논란도 수수료 인하 압박을 더하고 있다. 국내은행의 주요 수익은 고객들의 대출이자, 연체이자 등 낮은 경쟁 환경에서 거둬들이는 이자수익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이자수익에서 비용을 뺀 이자이익으로 39조3000억원을 거둬갔다. 2010년보다 약 1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막대한 이자와 수수료 수익이 은행권 임직원들의 고액 연봉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4분기부터는 은행의 실적 감소가 시작되고 있지만 그 속내를 꼼꼼히 잘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꼬집고 있다. 정부 규제 영향으로 KB금융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분기보다 50% 가량 감소하는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34.1%), 신한지주(-32.9%)의 예상 순이익도 줄어들었지만 이익규모를 최소화하려는 내부움직임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 비즈니스가 포화상태이고 국내에서는 성장성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이나 은행이외에 다른 계열사 비중을 늘리는데 노력을 계속해야 막대한 순익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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