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시니어 아지트 찾아봤더니…

[Senior 그들만의 아지트]문화콘텐츠 즐기기 美-카페형, 日-살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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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니어 문화공간의 모습은 어떨까. ‘백문이불여일견’이라며 직접 보고 경험하고 느껴봐야 ‘진짜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시니어 라이프 디자이너 조한종 퓨처모자이크(FM)연구소 이사가 생생하게 전하는 미국과 일본의 시니어 문화공간 체험기. 선진 시니어 문화콘텐츠에 푹 빠져 보자.


미국 ‘모어 댄 어 카페’…카페 그 이상의 감동이 있는 공간
미국 시카고에는 시니어들이 거주 지역 인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 복합문화공간 ‘모어 댄 어 카페(More Than a Cafe)’가 있다. 시카고시 세 곳에서 운영되는 카페 프랜차이즈로 카페 인근 약 3Km 내 거주하는 시니어들이 한 곳당 매일 150~300명이 방문하는 곳이다. 방문객 중 약 70%가 한 달에 10회 이상 방문할 만큼 인기가 높다.

이곳은 인도주의자 알론조매더가 1941년에 세운 NPO(비영리단체)인데 처음에는 ‘매더카페플러스’라고 불렀으나 현재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변경해 운영 중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카페에서 먹고 마시는 서비스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시니어 버전의 스타벅스인 셈이다. 가정(제1의 아지트)과 직장(제2의 아지트)에 이은 ‘제3의 아지트’로서 은퇴한 이들을 위한 캠퍼스(학교)와 커뮤니티(친구) 기능도 제공한다.


아지트라는 콘셉트처럼 편하게 자주 가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또 다른 콘셉트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Eat+Entertainment)’를 표방한다. 세련된 카페 분위기 속에서 시니어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을 잘 아는 직원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아침 7시부터 비교적 저렴하고 질 높은 식사를 할 수 있다.

주말에는 자녀, 손주들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며 이용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컴퓨터, 인터넷 활용 기술도 배우고 다양한 신체활동을 하며 취미 및 여가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카페 그 이상’이 아닌가.


모어댄어카페 운영사인 매더라이프웨이즈(Matherlife ways)는 실버타운과 연구소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니어들이 실버타운(시카고 소재 도심형 실버타운, 애리조나 전원형 고급 실버타운)의 잠재 고객이 되고 고령화연구소의 실제 연구조사 대상이 돼 카페, 실버타운, 연구소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실제로 카페, 실버타운을 이용하는 시니어들의 조사 및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고스란히 시니어 이용자들에게 적용돼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갖는다.


시니어여가의 대표적 콘텐츠로는 ‘프로그램백화점’ 비영리복지법인(NPO) 셰퍼드센터(Shepherd’s Center)가 있다. 캔자스시티에서 시작돼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셰퍼드센터는 시니어들의 정보 격차 해소 역할을 하는 시니어넷(NPO)을 포함해 여러 단체와 55세 이상 시니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이 건강한 시니어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지적 호기심도 채우며 시니어들을 집에서처럼 안전하게 케어 한다. 활동적인 시니어에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건강하지 못한 시니어에게는 여러 가지 케어서비스와 놀이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시니어들의 시간과 재능을 활용한다. 매달 35달러(약 3만원)이면 3가지 이상의 프로그램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 프로그램인 러닝센터의 경우 1년 3회에 걸쳐 매주 정해진 요일에 각각 6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데 시니어들이 수공예, 자산 관리, 건강, 법, 컴퓨터, 인터넷 등의 강좌를 통해 직접 참여하고 배운다.


일본 ‘유우지적’…배우고 교류하는 액티브 시니어 살롱
일본 나고야에 있는 액티브 시니어 살롱 ‘유우지적(悠友知摘)’은 미국의 모어댄어카페를 벤치마킹한 곳이다. 유우지적은 ‘유유자적’이라는 한자어와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이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평생을 가족과 사회,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열심히 살아왔기에 인생의 후반전을 즐겁게 재미있게 살자는 유유자적은 어쩌면 어르신들이 원하는 희망사항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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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경제·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하고 성숙했지만 젊은이들의 문화 수준과 향유에 비해 어르신들은 아직 먹고 마시고 일하고 싶어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한국의 시니어 공간이 주점 문화에 가깝다면 미국은 카페문화, 일본은 살롱문화에 가깝다.


‘사귀고, 배우고, 활용하자’는 콘셉트로 50세 이상만 입장 가능하다. 연간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인터넷, 공예, 이벤트, 강좌(자산관리, 건강관리) 등 프로그램이 아주 풍부하다. 서클 활동이 가능하며 안락한 분위기에서 무료 음료를 마시고 PC, 잡지도 활용할 수 있다. 건강, 취미, 자산 운용, 사회생활 등 배움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나 할까.


직장인·사업가로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직접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다목적 공간에서는 가족 및 세대 소통·공감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니어들이 취미로 직접 만든 작품의 전시 기회도 제공한다. 손자손녀와 함께 게임기, 컴퓨터, 휴대전화 로 디지털 세상을 만나며 열린 소통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조만간 도쿄와 오사카에도 프랜차이즈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성공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현창공방(玄創工房)’은 일본 최대의 완구·게임 및 문화콘텐츠 업체 ‘반다이’와 게임소프트 업체인 ‘남코’가 2007년 3월 공동 설립한 복합문화공간. 시니어뿐 아니라 직장인, 젊은이 등을 대상으로 나만의 것을 직접 만드는 환상의 공방, 공예를 지향했다.


남코는 남코난자타운, 리허빌리티 공간, 라면카레 박물관 등의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고 요코하마 소재 시니어 담화실인 ‘카이카야’에서 주말엔 50대 이상에게 공간을 개방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니어들을 통해 충분히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나 수익이 부진해 2008년 여름, 폐쇄됐다.


그 밖에 시니어 복합문화공간으로는 일본의 ‘세컨드 라이프 살롱’이 있다. 이곳은 시니어스테이션이 마련한 시니어들의 활동 교류 거점으로서 교육 및 정보 세미나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공간이다. 남자를 위한 요리 교실, 엽차 교실, pc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갖췄으며 여행, 박물관 투어를 다니기도 한다.


거대한 소비집단 걸맞는 한국형 복합문화공간 기대
미국의 카페문화, 일본의 살롱문화와는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비즈니스적으로 시니어카페가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 다만 노인일자리 창출 차원의 실버카페가 노인복지관이 운영하거나 사회적 기업 등의 형식으로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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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가문화 소비와 참여에 수동적이고 경제력이 약했던 실버세대와는 달리 경제력과 여행에 관심이 많은 베이비부머라는 거대한 소비집단이 나타나는 지금 그들의 볼거리, 들을거리, 먹을거리, 느낄 거리, 함께 할 거리가 원스톱 서비스처럼 가능한 시니어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기대, 그리고 비즈니스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경험하고 지혜롭게 시니어 여가를 보내는 선진국의 성공, 실패, 시행착오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정서, 문화, 현실에 맞는 여가문화 콘텐츠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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