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장 전문가들은 간밤 유럽에서 들려온 호재에 주목하며 '단기 반등'이 더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6일 열린 유로존 월례 통화정책회의에 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12개월·13개월 만기 장기 대출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고 커버드본드(자산담보부증권)도 매입키로 결정했다. 이 두 가지 정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실시된 바 있는 구제책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미국과 유럽 증시 역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1% 이상 올랐고 영국은 3.70%,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3.41%, 3.14% 올랐다.
아쉬운 점은 국가 부채의 절반 가까이를 외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그리스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궁극적으로 해결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선엽·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강세장)'의 요건이 무르익고 있다. 유럽 은행권 자본확충 가능성이나 유럽중앙은행의 매파 성향 탈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변경안의 확정, 그리스 디폴트 우려 완화 등이 유럽 위기감을 완화시킬 것이다. 물론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과 파생시장의 교란으로 며칠 변동성이 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동이 지나고 나면 지수의 방향성은 아래 보다는 위쪽일 것으로 판단한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이번 주 초반 코스피가 다시 1700선을 하향 이탈하며 불안감이 짙었지만 이번에도 1600대 중반의 지지력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다. 금융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주요국들의 움직임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위기에 임박해서는 정책 대응 속도 역시 빨라진다는 점을 이번에도 확인했다. 지수 급락 시 국내 자금의 적극적 매수가 더해진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박스권 하단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낙폭과대 우량주를 중심으로 한 1700 아래에서의 분할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변동성이 높음을 감안해 매매 전략은 철저히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 야 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단기적으로 추가 반등을 기대해 봐도 좋을 시점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필요시 독일 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유럽은행청(EBA)은 그리스 채무를 상각할 경우 국가별로 은행 손실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산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은행권 지원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 금액을 산출해 내는 과정에 돌입한 것. 은행권의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유럽 은행권 지원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 과정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기금 분담비율이 높은 독일은 기금 확충 시 자국의 국부를 남좋은 일을 위해 쓰는 꼴이 될 수 있고 기금 분담비율은 낮지만 남유럽 국가 채권에 대한 은행 노출도는 높은 프랑스는 기금 확대를 통한 구제금융이 더욱 유리할 수 있다. 때문에 독-프 정상회담(9일)과 유로존 정상회담(17일)을 지켜봐야 한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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