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20나노급 D램 경쟁.."문제는 양산시점"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세계 3위 반도체 업체 엘피다가 25나노 공정으로 만든 메모리 시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히면서 한·일(韓日) 메모리 전쟁에 불이 붙었다. 개발보다는 양산여부가 중요한 만큼 양산시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와 일본 언론에 따르면 엘피다는 이달 초 세계에서 가장 앞선 미세기술인 25나노 공정으로 만든 2기가비트(Gb) 용량의 DDR3 SD램 시제품을 7월 말 출하하고 상업 생산 공정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30나노 공정 제품까지 출시한 상태다.
20나노 급 제품은 30나노 급 보다 회로폭이 미세해 웨이퍼(반도체 재료)당 생산량이 늘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엘피다에 따르면 25나노 제품은 30나노 급 보다 생산 효율이 30% 가량 높고 동작전력과 대기전력도 15%~20% 가량 줄일 수 있다. 엘피다는 2기가비트(Gb) DDR3 SD램 출시에 이어 올해 말까지 4Gb DDR3 D램을 생산해 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엘피다가 핵심인 양산 계획에서 여러 차례 어긋난 전례가 있는 만큼 25나노 제품 개발을 했다고 해도 아직은 기술 경쟁에서 앞섰다고 할 수는 없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엘피다는 지난 5월 25나노 제품을 7월까지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도 시제품 출시에 그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30나노 공정 양산 당시에도 양산시기를 여러 차례 번복해 최근에야 양산에 들어갔다"며 "샘플 테스트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연내 양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내 업체들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낸데 비해 엘피다는 1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적자를 기록했다"며 "아직은 국내 기업과 기술, 투자 여력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증거로 현 상황에서 20나노급 양산에서 앞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제품 개발에 가속도를 내 하반기 내 가시적인 성과가 낸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단 25나노 시제품을 출시했다고 밝힌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역시 연내 20나노 급 제품 개발을 완료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엘피다의 경우 모듈화 제품이 공개된 상태가 아니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우리의 20나노 급 제품은 하반기 중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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