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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와 美 공화당의 눈엣가시 엘리자베스 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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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와 美 공화당의 눈엣가시 엘리자베스 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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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금융계가 불신하고 공화당이 반대하지만 일각에서 '중산층 보호자'로 높이 평가 받는 여성이 있다. 주간 경제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최신호(7월 17일자) 커버 인물로 소개한 하버드 로스쿨의 엘리자베스 워런(62) 교수가 바로 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워런 교수를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설립 전담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워런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CFPB 설립을 끈질기게 촉구한 인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예상과 달리 워런 교수를 CFPB 국장에 직접 임명하지 않고 특보로 선임한 것은 상원 인준 절차를 피하기 위함이었다. 워런 교수가 소비자권익보호운동가로 강성을 띠고 있어 월스트리트의 로비와 야당의 반대가 거세자 상원에서 인준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특보로 임명한 것이다.

하버드 로스쿨에서 계약법·파산법·상법을 가르쳐온 워런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미 의회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감독위원회를 이끌었다. CFPB는 지난해 7월 21일 의회에서 통과된 금융규제개혁법인 '도드 프랭크 법'에 따라 설립되는 것이다. CFPB에 대한 구상이 체계적으로 드러난 것은 워런 교수가 2007년 발표한 논문에서다.

CFPB는 신용카드·주택대출 등 소비자금융 거래와 관련해 금융업체들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오바마 정부가 승인한 금융개혁법의 요체다.
지난해 5월 24일자 시사주간 타임은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보안관들'이라는 커버 기사에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실러 베어 회장, 메리 샤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함께 워런 교수를 내세웠다.

오클라호마주 태생인 워런은 16세 때 한 토론대회에서 주 챔피언이 됐을 정도로 토론에 능하다. 원래 성명은 엘리자베스 헤링이지만 19세에 짐 워런과 결혼해 워런이라는 성(姓)을 쓰게 됐다. 그는 결혼과 함께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휴스턴 대학으로 전학해 1970년 졸업했다. 이어 뉴저지주 뉴어크 소재 러트거스 로스쿨에 진학해 1976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집에서 법률자문 일을 하다 1978년 이혼하고 훗날 하버드 로스쿨의 브루스 만 교수와 만나 결혼했다. 워런 특보는 펜실베이니아 로스쿨, 텍사스 대학 로스쿨, 휴스턴 대학 로스쿨, 러트거스 로스쿨을 거쳐 1992년 하버드 로스쿨에 합류했다.

CFPB는 오는 21일 공식적으로 문을 연다. 그러나 국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공식 활동이나 규제 발령은 불가능하다. 금융계와 공화당의 반대가 거센 판에 의회의 권한을 초월한 또 다른 정부 기관이 과연 필요한 걸까. 말 많고 탈 많은 7000억 달러짜리 구제금융을 주무른 여성에게 굳이 또 다른 기관까지 맡겨야 할까.

워런 특보는 "토스터가 폭발할 확률이 20%라면 팔지 못할 게 분명한데 부동산 담보대출 상품이 폭탄으로 돌변할 확률은 자그마치 20%"라며 "그러나 누구도 이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는 말로 CFPB 출범의 정당성을 대신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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