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팬택되려 뼈를 깎고 있습니다"-올 워크아웃 졸업
김동원 IT선임기자가 만난 사람-박병엽 팬택 부회장
[아시아경제 김동원 선임기자]
"올해 말까지는 워크아웃을 반드시 졸업해야지요. 자신 있습니다. 다만 그 다음부터 진짜 험난한 도전이 시작되겠지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은연중 자신감을 드러냈다. 팬택이 2007년 3분기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돌입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영업흑자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그가 모처럼 속내를 털어놓은 것이다.
지난 10일 서울 신촌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박 부회장은 "올해는 매출도 3조원 정도 해낼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 개발 및 마케팅에 혼신의 노력을 다한 덕분에 이 무시무시한 통신판에서도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판이 갑자기 무시무시해진 이유가 뭐냐고 슬쩍 물었다. 박부회장은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3년전만 해도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었는데 이제는 장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무너지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예전에 잘나가던 모토로라 제국이 붕괴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오싹했는데 이제는 점점 속도도 빨라지고 강도도 세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신판은 무지무지하게 무시무시한 시장이어서 한 순간만 판단을 잘못하면 곧바로 벼랑으로 떨어지고 만다"고 말했다.
하지만 팬택은 앞으로도 무수한 도전을 이겨내고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 이유를 하나만 꼽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AT&T가 자사에 휴대폰을 공급하는 6∼7개 협력업체 가운데 최근 팬택을 제1 파트너로 선정한 배경이 바로 3분기 연속 품질면에서 최고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샤프 등과 경쟁해서 3분기 연속 품질면에서 베스트가 될 정도로 팬택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무시무시한 통신판에서도 독자생존할 수 있을 만큼 팬택이 탄탄한 기초체력을 갖추게 됐다는 얘기였다.
박부회장은 7월중 출시할 5인치짜리 태블릿폰(일명 패드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아이패드같은 태블릿PC 기능에 스마트폰 기능을 합쳐 태블릿폰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LTE 스마트폰은 9월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7월1일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차세대 이동통신 신기술인 4G LTE를 본격 상용화할 예정이지만 4분기부터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박 부회장은 "상장폐지된 팬택을 재상장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팬택은 결코 죽지 않으니 애정을 갖고 꾸준히 지켜봐달라"는 박 부회장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서 넘어지면 일어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팬택의 오뚝이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얼마전 '팬택 마사이상(賞)'을 제정해 혁신정신과 강인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마사이족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마사이족은 비가 올 때까지 계속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지요"라면서 "마사이족의 이같은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팬택 마사이상을 만들었는데 직원들의 호응이 크다"고 소개했다.
박부회장에게 혹시 거부가 될 팔자를 타고 난 것은 아니냐고 넌지시 물었다. 그는 "성격상 돈을 많이 벌어 써야 하며, 사주상으로는 지갑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얘기를 어렸을 때 들은 것 같다"며 웃는다.
박부회장은 요즘 동반성장에 특히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중소기업 특히 도전과 혁신의지로 뭉친 벤처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훨훨 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젊은 인재들이 불타는 투지로 새로운 비즈니스 세상에 도전하고자할 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팬택의 부활과 박병엽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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