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정부는 국민 앞에 겸손하다. 솔직해야 한다.
산은금융지주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참여한다고 한다. 금융위원회에 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산은금융지주가 생존하려면 반드시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통합 우리-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거론한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대통령에게 보고돼 허락을 받았다는 기사도 나왔다.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시행령을 고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금융지주회사가 다른 금융지주회사를 인수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95% 이상을 인수하도록' 돼 있는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조항을 50%로 완화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현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에서라면 산은금융지주가 예보로부터 우리금융 지분을 다 매입해도 38%(95-57=38)를 시장 등에서 추가로 더 사야 하는데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행령을 고친다는 것이다. 이제 거의 다 된 것으로 보이는 이 초대형 국영금융지주 사이의 딜에 문제는 없는 것일까.
MB정부는 '(부자가 존경받는) 공정한 사회'와 '(재벌과 중소기업의) 상생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재벌을 규제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를 외치고 있다. 그래서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초과이익공유제를 들고 나왔다. 적지 않은 잡음과 시끄러움이 뒤따르겠지만 잘만 되면 정말 좋은 일이다. 꼭 성공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주변의 반대를 잠재우려면, 잡음과 시끄러움을 잡으려면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사야 한다. 믿음을 사려면 솔직하고 투명하게, 책임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무사안일주의를 버려야 한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비판을 수용하되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소신있게 행동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성공은 원칙을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MB정부는 그동안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두 금융기관의 민영화를 금융 분야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아 추진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민영화'가 '국영화'로 선회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정부의 공식 논의기구인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통해 솔직하고 투명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당초 약속한 대로 추진되어야 한다. 산은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참여는 느닷없다. 설득력도 없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꼭 MB정부에서 이루어지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정책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한국금융이 선진화하려면 인수합병(M&A)을 통해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게 기본이지만 인적ㆍ물적 인프라를 미리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 해외 우수인재들이 근무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애태우고는 있지만 조만간 한국과 한국인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우뚝 서는 날이 올 것이다. 강한 개성과 능력을 갖춘 역동적인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가 합병되면 산은의 민영화도 쉽게 해결되고 정부가 하고자 하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메가뱅크와 대형 투자은행(IB)의 출현도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으로 시장에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고뇌해야 한다. 책임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면 MB정부는 성공할 것이다. MB정부가 성공해야 국민이 성공하고 한국 금융도 성공할 수 있다.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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