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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노성호, 밑바닥에서 발견한 강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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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성호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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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2012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는 특별하다. 신생구단 엔씨소프트의 합류로 9개 구단이 지명에 나선다. 지난해 78명보다 더 많은 호명이 예상된다. 오는 8월 25일 신세계행 티켓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스카우트들이 주시하는 그들을 미리 만나본다.

① 노성호, 아마추어 최고 구속을 자랑하는 왼손투수

생년월일 : 1989년 10월 22일
체격조건 : 181cm 96kg / 좌투좌타
학력 : 인천 서흥초교, 상인천중, 화순고, 동국대
험난한 고교시절을 보냈다.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다. 입학한 인천고에 설 자리가 없었다. 밑바닥에 가까웠던 실력. 제구는 들쑥날쑥, 변화구는 전무했다. 김재환(두산), 이재원(SK), 김남형(넥센) 등 팀 동료들과 크게 비교됐다. 기회의 땅을 찾아 노성호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5시간여를 달렸을까. ‘전라남도 화순군’이라고 적힌 초록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새 터전이었다. 야구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그는 전학을 택했다.

고심 끝에 꾀한 변화는 통했다. 김선빈(KIA)과 함께 화순고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그런데 활약을 보인 보직은 투수가 아닌 타자였다. 2007년 미추홀기대회에서 4번을 꿰차 타격상(16타수 8안타)을 받았다. 망가진 어깨 탓에 공을 던질 수 없었다. 그는 “직구 구속이 이유 없이 140km대에서 120km대로 뚝 떨어졌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잃어버린 스피드 회복을 위해 노성호는 다양한 변화를 가했다. 투구 폼 변경부터 체중감량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도했다.

하늘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동국대 진학과 동시에 마법과 같이 이전 기량을 되찾았다. 구속은 더 빨라지기까지 했다. 올해 대학야구 첫 대회인 춘계리그 성균관대와 8강전에서 150km를 뿌렸다. 끝까지 투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 “과거 선동열처럼 몸만 풀어도 상대를 긴장시키고 싶다.”
이하 노성호와의 인터뷰

스포츠투데이(이하 스투) 올해 아마추어에서 가장 빠른 시속 150km를 던졌다.

노성호(이하 노) 김수훈 동국대 코치의 노력 덕이다. 대만 동계훈련 때 잠도 잊어가며 투구 폼을 교정해줬다.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는데 모두 회복했다.

스투 본인의 노력도 상당했을 것 같은데.

야구인생 통틀어 가장 열심히 했다(웃음). 3학년 때 당한 난타가 자극이 됐다. 구속은 많이 올라왔다. 지금은 제구를 잡는데 주력한다. 컨디션은 좋다. 최근 투구에서 공을 놓는 타점이 눈에 들어온다. 릴리스 포인트를 길게 잡다보니 공의 위력은 배가되고 제구는 낮게 형성된다.

스투 최근 투구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가.

아니다. 1학년 때가 최고였다. 여름에 휴가를 받고 보름동안 푹 쉰 적이 있는데, 투구감각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캐치볼은커녕 공을 잡은 적도 없었는데 말이다.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출처=노성호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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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화순고 3학년 때 직구 구속이 120km대에 머물렀다. 동국대에 진학하며 속도가 급상승했는데.

타자를 소화하면서도 마운드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이동석 화순고 감독이 끝까지 교정에 신경을 써줬고. 투구 폼을 여러 번 고쳤다. 사이드암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당시의 노력이 뒤늦게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스투 처음 진학한 고교는 인천고였다. 1학년 여름방학을 마치고 화순고로 전학을 간 이유는.

실력이 부족했다. 좋지 않은 일도 있었고. 그만둘 생각까지 하다 지인의 소개로 전학을 가게 됐다. 새로운 곳이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투 새 출발을 하며 타자를 병행했는데.

백승훈 코치(현 신일고)가 ‘가능성이 있다’며 변신을 요구해 방망이를 휘두르게 됐다. 힘을 최대한 싣는 방법부터 노려 치는 기술까지 많은 걸 배웠다. 그 덕에 동국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스투 투수로 더 인정을 받고 싶었을 텐데.

물론이다. 하지만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89kg이던 체중 문제인줄 알고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겨울파카 5겹을 입고 섭씨 35도 이상의 운동장을 뛰어다녔지만, 좀처럼 몸무게가 줄지 않았다.

스투 고교동기 김선빈(KIA)의 날렵한 몸이 내심 부러웠겠다.

그런 건 아니다(웃음). (김)선빈이는 훈련을 하는데 늘 자극제가 됐다. 2학년 신분으로 청소년대표팀에 합류했을 만큼 실력이 빼어났다. 동기가 프로에서도 잘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스투 동국대 입학 뒤 투구 폼에 변화를 준 것이 있다면.

이전에는 세트 포지션에서 킥을 세게 찼다. 힘도 많이 주고. 그런 습관들을 모두 버렸다. 신기한건 몸이 변화를 금방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남들은 2년 정도 소요된다는데, 나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출처=노성호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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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투구 폼을 참조하는 프로선수가 있다면.

류현진(한화)이다. 어깨와 킥에 힘을 빼고 부드러운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거울을 보며 투구 폼을 따라해 보기도 한다. 그래야만 리듬을 익힐 수 있으니까. 내 핸드폰에 동영상도 있다(웃음).

스투 어떤 경기 동영상인가.

류현진이 삼진 17개를 잡아낸 지난해 5월 11일 한화-LG전이다. 연습이나 경기를 위해 버스로 이동할 때마다 영상을 확인한다. 투구 리듬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나 할까. 내가 류현진이라고 생각하고 경기 속으로 빠져든다.

스투 이전 인터뷰에서는 윤지웅(넥센)을 닮고 싶다고 했는데.

마인드가 좋다. 위기에서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 그 부분을 닮고 싶다.

스투 2012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다.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은데.

관중석의 스피드건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타자를 잡아야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자주 힘이 들어간다. 이전까진 타자를 제압하는 스타일이었다. 최근 마운드 운용에는 변화를 꾀했다. 야구가 타이밍 싸움이란 걸 깨닫고 타자를 맞춰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상대를 압도하는데는 한계가 있더라.

스투 3학년이던 지난해 성적이 크게 떨어졌는데.

1학년 때 구속이 오르고 잘 되면서 게으름을 피웠다. 솔직히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 대충 던졌는데 2학년 때 성적이 무난해서 더 그랬던 같다.

출처=노성호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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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 최근 연마하는 변화구가 있다면.

서클 체인지업이다. 대신 스플리터를 거의 던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익힌 건데 최근 서클 체인지업의 위력이 더 나은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커브, 슬라이더와 함께 사용하면 괜찮을 것 같다.

스투 2009년 10월 보스턴 레드삭스의 초청으로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다녀왔다. 당시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을 것 같은데.

네 군데에서 러브콜을 보내왔다. 계약금까지 제시받았다. 하지만 고민 끝에 모두 거절했다.

스투 이유가 궁금하다.

자신은 있었다. 한창 공이 좋았을 때니까. 라이브 피칭에서 트리플A 타자들을 여럿 잡아내기도 했고. 래리 서튼 코치로부터 칭찬도 받았다(웃음). 그런데 보름 정도 지내니까 숨이 막혔다. 낯선 미국 땅에서 생활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스투 미국 구단들의 제의를 뿌리치고 도전하는 한국무대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오늘 성적이 부진해도 내일을 준비하겠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과거 선동열처럼 몸만 풀어도 상대를 긴장시키는 투수가 되겠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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