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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 시선]야구 발전 망치는 주말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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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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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야구협회는 올해부터 고교야구에 기존 전국대회 형태에서 주말에만 경기를 치르는 주말리그를 적용한다. 이유는 엘리트 체육인 육성.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자’는 취지다. 표면상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인다. 하지만 현장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곧 다양한 문제들이 발견된다.

야구 선수들은 이전까지 거의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갑자기 교실을 들어간다고 해서 학습을 제대로 소화할 수는 없다. 일반 학생들의 수준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을 지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취지가 제대로 발휘되길 기대했다면 제도는 적어도 중학교 1학년생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했어야 옳았다. 그래야 학업에 뒤쳐지지 않는 선수들을 계획한 대로 양성해낼 수 있다.
사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야구협회 등은 성급했다. 시간을 두고 보다 계획적이고 다각적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들 기관들은 서둘러 제도를 전환하는데 급급했다. 강압적인 정치적 입김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최근 만나본 고등부 야구선수들의 고민은 꽤 심각했다. 공부와 운동, 두 가지 가운데 무엇에도 집중하기 어려워했다. 자칫 두 가지를 모두 놓쳐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지 우려된다.

이들의 짙은 한숨은 줄어든 경기 수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주말리그는 각 지역별로 팀을 나누어 리그제로 경기를 치른 뒤 상위팀들만이 왕중왕 전에 진출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각 팀들은 리그에서 전반기와 후반기 각각 6경기씩 총 12경기를 소화한다. 본선무대 진출에 실패한 팀은 그것으로 한 해를 마감하게 된다. 전체 절반가량의 팀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맞게 된다.
이는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이나 대학 감독들에게 기량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선수들로부터 박탈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경기밖에 치르지 않는 탓에 각 팀 에이스들은 더 큰 혹사에 시달릴 수 있다. 반대로 대다수 투수들은 기량을 뽐낼 기회를 그만큼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대한야구협회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잘못된 처사임이 분명해졌음에도 현장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어느 조직이나 개인의 일반적인 생각으로 무턱대고 변화를 가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도로교통 신호등의 현실적인 문제는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 그들의 목소리에 보다 더 귀를 기울여야만 현실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현실은 경기장, 심판, 기록원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하다. 내세워 보여주기 위한 제도는 걷어내자. 이는 야구인들을 힘들게 하고 발전을 더디게 할 뿐이다.

마해영 I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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