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00조원 돈줄 열린다
커버드본드 모범규준 이르면 내달 발표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모범규준이 이르면 다음달 확정 발표된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자체로 채권발행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만큼 올 하반기 국내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관련기사 4월 4ㆍ5일 15면 참조)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에서는 358조원에 이르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감안할 때 커버드본드 발행 여력이 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이 은행연합회를 통해 마련한 초안을 바탕으로 미국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커버드본드의 발행 가능 금융기관, 발행 한도, 담보자산 요건, 채권 만기 등을 담은 모범규준을 상반기안에 확정하기로 하고 최종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소한의 표준화된 틀을 제공해 은행 등 금융기관의 편의를 도모하자는 취지"라며 "이르면 다음달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범규준에는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커버드본드에 신용보강을 해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여 은행들이 국공채 수준과 맞먹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성화되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가계대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들이 커버드본드를 활용해 모기지를 장기 안정적으로 유동화하면 고정금리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커버드본드 등 주택저당증권(MBS) 시장이 활성화되면 은행의 장기자금 운용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모범규준 도입으로 커버드본드 발행 구조가 단순화되면 투자자 신뢰가 높아지는 등 은행채 보다 좋은 조건에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상품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커버드본드가 활성화된 유럽의 경우 커버드본드를 통한 시중은행의 담보자산 유동화 비율이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기준 358조원에 달하는 국내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30%가 커버드본드로 유동화될 경우 이론상 은행 등 금융권에서 약 최고 100조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커버드본드는 오는 2013년 부터 발효되는 은행 자본 및 유동성 규제안(바젤Ⅲ)이 커버드본드를 고(高) 유동성자산에 포함시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도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용어설명)커버드본드
주택담보대출, 공공기관대출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투자자는 담보자산에 대한 채권확보 권리는 물론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기관에 우선 변제권을 요구할 수 있어 담보자산에 대한 권리만 있는 기존 모기지 유동화 상품인 주택저당채권 담보부증권(MBS) 보다 안전하다.
EU권의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은 지난 2005년 2690조 원(1.7조 유로)에서 2009년에는 3790조 원(2.4조 유로)으로 최근 4년새 65% 증가했고, 2009년까지 전무했던 미국과 캐나다 은행의 달러화 커버드본드 발행액도 지난해 31조 5000억원(280억 달러)에 달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은행연합회의가 발행근거 초안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승인을 요청해 놓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