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광활한 평지에 맞닿은 뿌연 하늘. 중국의 고도(故都) 시안은 쉽사리 맑은 하늘을 보여주지 않는다. 하지만 뿌연 하늘은 이곳과 어우러져 중국의 역사가 잠들어 있는 도시라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중국의 중심에 위치한 시안은 그 위치와 진령산맥으로 둘러쌓인 지형 덕분에 1000여년 동안 중국의 수도였다. 우리나라로 치면 북경이 서울이고 시안은 경주인 셈이다.

‘장안(長安)’이라 불리던 시안은 풍부한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다. 72개 왕릉이 위치해 있으며, 중국의 첫 황제 진시황의 무덤도 이곳 시안에 있다. 진시황릉 병마용과 당현종과 양귀비의 별궁으로 유명한 화청지는 시안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올 4월 말부터 개최되는 세계 원예박람회에는 다양한 꽃이 전시되고 공연이 열려 시안의 매력을 더한다.

◆중국 역사를 한 눈에= 시안 관광은 경주를 떠올리게 한다. 섬서성 역사 박물관과 한양릉 박물관, 진시황 병마용 박물관, 대명궁 국가유적지공원 등을 둘러보다 보면 중국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진시황 병마용 박물관 1호실에는 6000여개의 병마용이 전시돼 있다.

진시황 병마용 박물관 1호실에는 6000여개의 병마용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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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등과 함께 ‘세계 8대 기적’으로 꼽히는 병마용은 그 규모에 한번 놀라고 정교함에 또 한번 놀란다. 중국 최초의 전국통일을 이룬 진시황제는 즉위 이후 아방궁을 뛰어넘는 규모의 황제릉을 건설했다. 당시에는 국왕이 죽으면 신하와 병사를 순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순장이 금지되자 병사들을 꼭 닮은 인형을 만들어 황제릉 동쪽에 매장했다.


1.8~2m 높이의 병마용은 당시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조각가들이 실제 병사를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에 같은 모습을 한 병마용은 하나도 없다. 머리카락까지 섬세하게 재현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난다.


1~3호실로 이뤄진 병마용 박물관에는 약 8000여개의 병마용이 있다. 가로 230m, 세로 62m, 깊이 5m인 가장 큰 규모의 1호실에만 6000개의 병마용이 전시돼있다. 병마용 발굴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1호실 뒷편에서는 병마용 조각을 이어 붙여 원형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3호실에서는 병마용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이곳에서는 채색이 된 병마용이 발견됐는데 색을 보존할 기술이 없어 발굴이 중단된 상태다. 채색이 된 병마용은 얼굴 표정이 살아 있어 슬픔, 기쁨 등 감정을 생생히 보여준다고 한다. 이를 볼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당현종과 양귀비가 온천을 즐겼다는 화청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화청지는 시안 동쪽으로 35km 떨어진 여산 기슭에 자리한 온천 휴양지다. 안록산의 난으로 훼손돼 당시의 3분의1만이 남았지만 당현종과 양귀비가 목욕했다는 연화탕과 해당탕, 양귀비의 피서지인 금사동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대추나무와 감나무를 접한 나무가 많은데 후세 사람들이 둘의 사랑을 연리지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장헌가' 공연이 열리는 화청지 구룡탕

'장헌가' 공연이 열리는 화청지 구룡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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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청지 구룡탕에서는 매일 저녁 당현종과 양귀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장헌가'가 공연된다. 아름다운 산수와 화려한 의상이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다만 야외에서 하는 공연이라 동절기 동안은 공연을 하지 않고, 여름철이라도 폭우가 내리는 날에는 공연이 취소된다.


시안의 밤을 즐기고 싶다면 대안탑 북광장을 찾으면 된다. 고성 외곽에 위치한 대안탑 북광장에서는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조명과 함께 아시아 최대의 분수쇼가 펼쳐진다.


◆꽃의 나라에서 열리는 꽃의 향연= 2011년 세계원예박람회(세원회)가 '산수의 도시' 시안에서 4월28일부터 10월22일까지 178일간 개최된다. 중국 서북지역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산파생태구에 조성된 박람회장은 면적 418헥타르, 총 109개 옥외 전시단지로 이뤄져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고대 장안, 창발력적인 도시, 자연과 도시의 조화로운 존재(천인장안, 창의자연)라는 테마로 열리는 시안 세원회는 물과 꽃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수상 면적은 188헥타르로 원래 있던 호수를 보수했다.


2011 시안 세계원예박람회 마스코트 '장안화'

2011 시안 세계원예박람회 마스코트 '장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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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의 마스코트인 '장안화'는 시안의 시화 석류꽃을 형상화한 것으로 ‘봄바람에 신이 나서 발걸음이 빨라지니 하루 만에 장안의 꽃을 모두 감상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계절마다 꽃이 교체돼 박람회가 열리는 동안 절기에 상관없이 싱싱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산파생태구는 국가가 지정한 생태보호 습지공원으로 철새 등 희귀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박람회장을 찾는 이들은 희귀동물도 구경할 수 있다.


순천시가 창덕궁 후원의 애련정을 조성했다.

순천시가 창덕궁 후원의 애련정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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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한 규모의 박람회장을 도보로 관람하려면 족히 반나절은 걸린다. 좀 더 편안한 관람을 원하는 방문객을 위해 박람회장을 둘러볼 수 있는 전동차가 준비돼있다. 전동차를 이용하면 2시간 정도로 전체 박람회장 관람이 가능하다. 전동차 이용 요금은 25위안(약 4200원)으로 전동차 표만 있으면 구경하고 싶은 곳에 내려 관람 후 다음 전동차를 탑승할 수 있다.


박람회장을 구경하다 보면 한국관도 만날 수 있다. 2013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순천시가 한국의 궁궐 정원인 창덕궁 후원의 애련정(순천정)과 연못을 조성했다. 조선관(북한관)에서는 김정일꽃을 볼 수 있다.


시안 세계원예박람회의 상징 '장안탑'

시안 세계원예박람회의 상징 '장안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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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세원회의 상징인 ‘장안탑’은 총 13층(높이 99m) 건물로 일곱층에만 창문이 있어 겉보기에는 7층 건물로 보인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면 창문이 없는 여섯층이 층 사이사이 숨겨져있다. 장안탑 내부에는 병마용 등 각종 유물이 전시된다. 지하에 마련된 전시실에서는 서예와 그림 등 예술품을 구경할 수 있다.


장안탑 뒷편에는 진령산맥에만 산다는 들창코원숭이와 판다, 따오기, 타킨 등 4가지 희귀동물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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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시안: 인천에서 시안으로 가는 직항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이용 월, 수, 금, 토 주4회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 목, 토, 일 주4회 운행한다. 시안 세계원예박람회장을 가려면 시안 셴양 국제공항에서 박람회장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1시간 소요. 입장료는 평일 100위안(약 1만7000원), 주말 150위안으로 하루 5만~6만명, 최대 8만~10만까지 수용 가능하다.


▲먹거리= 서태후와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는 교자연은 그 종류만 120여가지다. 교자연과 함께 당나라연과 소고기 양고기 떡은 시안음식의 '3절'로 꼽힌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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