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길라잡이]개포주공 1단지 P씨, 저층단지 재건축 속도내면?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20년째 서울 강남 개포주공 1단지 아파트에 사는 P씨(남·50)는 사실 재건축으로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신경은 쓰인다. 용적률을 높인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한 서울시의 최종결정이 다가오면서 집값도 오름세다. P씨는 청계산, 매봉산 등 산에 둘러싸여 있고 단지 내에 나무도 많아 사는데 만족했고 남매도 우수학군 덕분에 좋은 학교에 진학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주공1단지는 조합설립인가도 마치고 저층아파트라 대지지분 비율이 커서 재건축이 속도를 낼 거라고 하니 괜스레 마음이 들뜬다.
대지지분 비율이 높으면 ㎡당 대지지분 가격이 낮다. 재건축에서 대지지분은 권리가액을 결정하므로 대지지분 단가가 낮은 저밀도 개포주공1단지는 다른 중층아파트보다 재건축에 유리하다.
대지지분은 재건축 사업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으로 공동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등)의 전체 대지에서 해당주택 몫으로 구분등기되는 대지를 뜻한다. 재건축으로 건물이 멸실된 뒤 땅만 남았을 때 전체토지에서 내 몫의 토지가 바로 대지지분이다.
대지지분은 집합건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지상2층 다세대주택 101호 살고 있는 한 입주민의 등기부 표제부를 봤더니 대지권의목적인토지(A)가 172㎡이고 대지권비율(B)은 365분의 62라면, 이때 101호의 대지지분(토지면적)은 (A)와 (B)의 곱으로 약 29㎡(약 8.84평)이다.
대지지분 비율이 100%가 넘는다면 현재 살고 있는 건축면적보다 대지면적이 크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저층단지가 고층단지보다 대지지분 비율이 높아서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대지지분 비율이 100% 이상인 곳은 총 18개 단지였다. 순위를 매겨보면 강동 고덕주공2단지가 159%로 가장 높았고 ▲고덕주공7단지(144%) ▲고덕주공3단지(142%) ▲고덕주공4단지(139%) ▲강남 개포주공1단지(136%)로 나타났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저층 저밀도 단지로 대지지분 비율이 높았다.
중층 재건축 단지는 상대적으로 대지지분 비율이 낮게 나왔다. 층수가 높은 만큼 전체 대지면적을 각 가구당 공급면적의 합으로 나눈 대지지분 비율이 낮아서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 잠실 주공5단지의 대지지분 비율은 각각 48%와 68%대에 머물렀다. 대지지분 비율은 조합원의 감정평가 기준이 되므로 수치가 높을수록 추가 부담금은 낮아지게 된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살펴보면 5층 이하 저밀도 단지는 공급면적보다 대지지분 비율이 높아 대지지분 ㎡당가 수준이 공급면적 ㎡당가보다 낮다. 상대적으로 고층아파트는 대지지분 비율이 낮아 대지지분 ㎡당가가 공급면적 ㎡당가보다 높다. 부동산114 자료에 의하면, 대표 저층단지인 ▲강남 개포주공 1단지(43㎡)는 대지지분 ㎡당가가 1431만원으로 공급면적 ㎡당가인 1916만원보다 낮다. 중층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102㎡)의 경우에는 대지지분 ㎡당가가 1945만원으로 공급면적 ㎡당가인 924만원보다 높다.
따라서 재건축 투자 시에는 대지지분 ㎡당가 수준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공급면적과 대지지분 ㎡당 가격 격차가 클 경우 추가부담금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일반분양분을 늘려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용도지역에 따라 용적률이 제한되므로 한계가 있다. 한정된 용적률 탓에 조합원들도 재건축으로 바라는 만큼 평형을 넓히기가 쉽지 않다.
무상으로 배정 받는 평수, 추가부담금 등을 가늠할 수 있는 무상지분율도 챙겨둘 만하다. 무상지분율은 재건축사업에서 새 아파트로 옮겨가는 면적을 본래 주택의 대지지분으로 나눈 비율이다. 최근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의 경우 조합원들이 시공사가 제시한 156%의 무상지분율이 낮다며 갈등을 겪기도 했다. 무상지분율이 높아지면 일반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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