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에 외면받는 해외수출지원제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정부가 올해 무역 1조달러(수출입 합계) 달성의 야심찬 포부를 내걸고 있으나 무역전선의 개미역할을 해야하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마련된 수출 지원체계가 현장에서는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소기업은 국내 전체 사업체비율(99%)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88%)이 대부분인데 비해 총 수출과 해외투자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대에 정체되고 있어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1일 지식경제부 의뢰로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연구책임자 박형준 교수)이 작성한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기관거버넌스 구조 재정립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진출 지원사업은 중앙부처와 정부출연기관57개, 공공기관 80개, 비영리민간 142개 등 대략 28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균관대 연구팀이 작년 12월14∼31일까지 중소기업 150개사를 상대로 해외진출 지원서비스 지원을 위해 연락했던 기관을 조사한 결과, 총 260회 가운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연락빈도 110회로 전체의 42.5%로 가장 높았으며 해외건설협회(12.7%, 33회), 한국무역협회(9.3%, 24회),외교통상부(9.3%, 24회)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대한상의ㆍ산업인력공단ㆍ중기청ㆍ지경부ㆍ광물공사ㆍ수출입은행 등도 20회에서 1회까지 문의를 받았다. 반면 환경부ㆍ특허청ㆍ고용노동부ㆍ국토해양부ㆍ한국무역보험공사ㆍ한국석유공사ㆍ중소기업진흥공단ㆍ기업은행ㆍ플랜트산업협회ㆍ산업기술진흥협회ㆍ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한 차례도 문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수출지원제도의 만족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해외진출지원제도의 개선과 관련,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이 변화가 없다(13.3%)거나 개선되지 않았다(46.7%)고 답해 다소 개선됐다(40.0%)는 응답을 상회했다. 해외진출 지원기관 담당자들의 서비스 의식에 대해서도 중소기업은 보통(80.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지원기관들 간의 유기적 연계성 만족도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70% 이상이 불만족스럽다(매우 불만족 48.7%, 대체로 불만족 21.3%)고 했다. 진출단계별로도 불만족과 만족의 비율이 각각 준비단계(37%, 1.4%), 진행단계(37.9%, 8.5%), 진출 이후 지원단계(42.5%, 1.1%) 등 모두 불만족 비중이 만족비중을 훨씬 상회했다.
성대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현행 해외진출지원제도가 수요자(중소기업)중심으로 개편돼야하고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성공적인 해외진출'이 되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 수요자의 니즈(Needs)를 반영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의 환류(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및 청산 시스템)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른 정책 개선과제로 "국내 중소기업 관련 정책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담당하며, 중소기업의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는 세계 각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KOTRA, 수출입은행 등이 담당하는 식의 분업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해외정보를 다량 구축하고 있는 KOTRA와 국내 정보에 우월성을지니고 있는 무역협회를 연계해 양 기관의 정보공유 후 해외진출과 관련한정보구축 및 서비스 제공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현재 지경부가 지닌 자원과 정보력,네트워크내의 중심적 위치 등을 고려해볼 때, 지경부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중추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지원 네트워크내 관리자 및 갈등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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