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만 권하는 TV의 일방통행
3D·스마트기능 강요…도넘은 생산자 권력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이사를 앞두고 있는 회사원 김모씨는 최근 거실 브라운관 TV를 평판TV로 교체하기 위해 양판점을 들렀다가 관심도 없는 3Dㆍ스마트 TV를 구입했다. 50인치대 LCD나 LEDTV를 관심있게 둘러봤지만 신제품은 한결같이 3D와 인터넷 연결(스마트)기능을 탑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 집에서 3D 영화를 볼 일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인터넷을 연결해 TV로 개인적인 업무인 검색이나 페이스북을 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TV에 기능들이 첨단화되면서 '생산자권력'이 다시 강화되고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저가의 보급형을 선택하거나 작년 상반기께 출고된 재고를 살 요량이 아니고 40인치급 이상 프리미엄급TV를 사려는 사람들은 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스마트 및 3D기능이 탑재된 TV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격대비 효용(만족도)를 따지는 '가치소비'(Value added Consumption)에 대한 소비자들의 권리가 침해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삼성과 LG전자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올해부터 중간급 이상 TV의 대부분에 인터넷 연결 및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가능한 스마트기능과 3D기능을 기본탑재할 계획이다.
올해 4500만대 평판TV 판매목표를 세운 삼성전자는 LED6000시리즈 이상 제품에 3D기능을 포함토록 할 방침이며 스마트기능도 중간레벨 이상 TV에는 대부분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올해 4000만대 판매목표를 설정했는데 보급형 제품을 제외한 대다수 제품에 스마트기능이나 3D기능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는 일반제품 대비 여전히 20만~30만원 가량 비싼 첨단기능 TV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울며 겨자먹기식'의 구매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인터넷연결TV를 보유한 가구의 45% 만이 TV를 통해 인터넷을 연결해 본 경험을 했고 특히 이 중 57% 가량만이 이 기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인터넷연결TV 보유 10가구 중 2.5가구만이 인터넷연결TV 구입에 만족하고 있는 셈이다.
폴 세멘자 디스플레이서치 수석부사장은 "동영상업체인 부두에후 훌루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콘텐츠가 있지만 TV를 인터넷에 연결해 보는 것을 불편해하는 소비자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업체 관계자들은 "첨단기술에 대한 적응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스마트 기능 사용편리성 강화와 3D콘텐츠 공급확대 등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만큼 일정 시점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오르며 폭발적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은 기술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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