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에어를 65만원에?··IT전당포 성행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전자상가가 밀집된 서울 용산 일대에서 최신 정보기술(IT)제품을 담보로 잡고 현금을 빌려주는 신종 전당포가 성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 상가 일대에는 수 백 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IT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전당포가 곳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과거 전당포는 시계, 귀금속 등 현금성이 높은 제품을 주로 취급했지만 IT 전당포는 고가의 IT제품만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24시간 온라인으로 상담하는 것은 물론, 일부 업체는 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고 담보로 맡긴 제품을 처분하고 있다.
A 전당포의 경우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IT제품의 모델명과 구입일자, 박스셋 유무 등을 알려주면 전화로 상담을 벌여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해준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해당업체로 제품을 갖고 오면 바로 현금을 지급한다.
이 전당포는 매월 일정액의 이자를 받고, 이자 미지급시 제품을 처분해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전당포와 비슷한 전당포는 4~5곳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워낙 음성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정확한 업체수의 파악은 어렵다고 상가 관계자들은 전했다.
용산 상가 입주 업체들은 IT 전당포가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각종 불법을 초래하는 만큼 당국의 단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온라인전당포에서 처분하는 물품은 온라인오픈마켓 등의 정상 가격보다 25% 정도 싸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정가 120만 원 대의 애플 최신 노트북 맥북 에어도 65만 원 선이면 살 수 있다고 한다.
중고제품 판매처나 온라인 마켓에서 정상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오는 IT제품 중 상당수는 이런 방식으로 거래되는 제품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온라인 전당포 이용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과 중고교 학생들, 외국인들이라고 상가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일부 중고생들은 와이브로와 넷북을 결합한 상품의 경우 2년간 월 와이브로 서비스 사용료만 지급하면 노트북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와이브로 넷북을 여러 대 사서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용등급이 낮거나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처지의 외국인들도 온라인 전당포의 주 고객이다. 이 때문에 온라인전당포에서 판매하는 노트북의 경우 운영체제(OS)가 영어 등 외국어로 돼 있는 경우가 있다.
용산 전자상가 관계자는 "IT전당포는 대부업으로 등록해 불법 매물을 거래하고 유통해주는 거래처까지 두고 있을 정도로 조직적"이라면서 "규제가 쉽지 않을 뿐더러 판매하는 제품은 신고없이 거래되기 때문에 탈세 의혹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IT대부업체는 법정이자율을 초과하거나 편법으로 불법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일정기간 물건을 받아 영업하고 얼마 뒤 사라져버리는 소위 '먹튀' 전당포의 피해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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