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
'케네디와 말할 수 없는 진실'
제임스 더글러스 지음/송설희 엄자현 옮김/ 말글빛냄 펴냄/ 3만5000원
케네디 암살 사건은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음모론을 만들어낼 만큼 수많은 의문을 남겼다. 미국인들의 4분의 3이 케네디가 음모에 의해 암살됐다고 생각할 정도다.
미국의 평화운동가이자 저술가인 제임스 더글러스가 집필한 '케네디와 말할 수 없는 진실'은 지난 47년간 이어진 케네디 암살에 대한 의혹과 궁금증을 파헤친다. 저자는 케네디 암살의 배후에는 "보이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당시 CIA, FBI, 군부와 재계 등 미국의 정부기관들은 사실상 케네디를 '제거해야 하는 반역자'로 여겼다. 피그스만 침공에 이은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소련 공산당 총리 흐루시초프와의 부분적 핵실험 금지 조약 체결, 베트남에서 미군 철수계획 그리고 CIA가 암살하려던 쿠바 혁명의 지도자 카스트로와의 화해 시도 등이 판단의 근거다.
1962년 미국과 소련을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내몰았던 쿠바 미사일 위기는 케네디가 군부의 선제공격 주장을 거부한 채 쿠바를 봉쇄하고 소련을 회유해 미사일 기지를 철수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의 과감한 결정은 핵전쟁의 위기에서 세계를 구했지만 군부의 거센 반발을 사게 된다.
저자는 이 같은 케네디의 평화주의 노선으로 인해 군부를 비롯해 CIA, 군수업체, 철강업계 등은 그를 대통령이 아닌 '제거해야 할 적'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더글러스는 또 케네디가 암살되기 20일 전인 시카고에서 있었던 암살 계획과 댈러스 사건을 연결시키며 오스왈드 뒤에 보이지 않는 저격수들이 분명히 있었고 조용히 사라졌다고 밝힌다.
이 책은 케네디의 암살을 음모했던 보이지 않는 세력은 단지 한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평화에 대한 비전을 없애버린 것이라고 역설한다. 케네디의 희생이 남긴 의미를 되돌아보는 일은 테러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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