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3불 전략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1954년 5월 7일 프랑스군은 베트남 디엔비엔푸에서 베트남군에게 항복했다. 프랑스군은 56일간의 포위를 당한 끝에 5000여명이 전사했고 1만1천명은 포로가 됐다. 아무도 예상 못했던 베트남의 기적같은 승리였다. 이 승리를 만들어낸 장본인은 베트남의 보 구엔 지압 장군이다.

이 기적 같은 승리의 결과를 두고 영국의 한 역사학자는 지압 장군을 "카이사르, 나폴레옹, 칭키즈칸과 더불어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략가"로 평했다. 그가 이런 평가를 받는 데에는 전장 사령관으로 프랑스와 싸워 이겼고, 북베트남군 총사령관으로 미국을 패배시켰으며, 베트남 국방장관 시절 중국군을 격퇴한 그의 기적같은 승리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위대한 전략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책 《3불(不) 전략》(가디언 ·13000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지압 장군의 놀라운 승전의 기록을 살펴보고 오늘날 비지니스 전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서 전략과 마케팅을 연구했던 저자 이병주는 ‘승자는 강하다’라는 결과론적인 접근이 아니라 ‘승자의 조건’ 즉, 승자들의 DNA를 뽑아내기 위한 작업을 통해 강대국을 이긴 군대나 거대기업을 무너뜨린 혁신기업에서는 예외 없이 구성원들의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기 확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지압 장군은 자신의 승리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처럼 강한 상대와 전쟁을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어요. 베트남 민중의 자유를 지켜내야 하는 절박한 이유와 함께 세 가지를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는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았고,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았으며, 적이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싸워야 했습니다."

저자는 지압 장군의 승리 비결을 '회피 전략', '우회 전략', '혁파 전략' 이라는 ‘3불 전략’ 정리하고, 이 전략이 함의하는 바와 사례들을 찾아냈다. 사례는 전쟁의 기록만이 아닌 비즈니스 현장의 실례들이 망라되어 있다. 어떤 장에서는 카르타고의 한니발에서 예를 들고 다른 곳에서는 CJ미디어에서 슈퍼스카K를 만든 송창의 제작본부장의 사례가 나오는 식이다.

저자는 지압 장군의 '3불 전략'을 통해 현대사회의 경쟁에서 승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승패는 무기보다 앞서 마음에서 결정된다며 자기확신으로 무장하라고 충고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