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 격화 예고...WTO, 美 타이어 관세 '정당'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타이어를 둘러싼 미·중 무역 분쟁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국간의 무역 마찰이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13일(현지시간) WTO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WTO 규정에 위배된다는 중국의 제소를 기각했다. 지난 2009년 미국은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입이 급증하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중국산 승용차와 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해 최고 35%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에 중국이 즉시 미국산 닭고기·자동차 부품·나일론 등에 반덤핑 관세 부과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간 무역 갈등은 확산됐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WTO의 결정에 대해 "미국 무역구제조치의 법적 정당성을 보여주는 크나큰 승리"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국내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무역구제조치를 사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즉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중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WTO의 이번 결정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중 연례 통상무역위원회(JCCT)가 예정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무역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논쟁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회로부터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진전을 이끌어낼 것을 요구받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WTO라는 지원군이 가세하면서 대중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쇠고기 수입 재개·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장 개방·지적재산권 표절 해결·희토류 규제 완화·조달 시장 개방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공식적인 의제는 아니지만 위안화 절상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WTO의 결정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측이 미국의 무역구제조치와 보호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빌 라인시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 회장도 "중국이 WTO의 결정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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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미국 상원이 환율제재법안 표결까지 추진하고 있어 중국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현재 셔로드 브라운 민주당 상원의원과 올림피아 스노우 공화당 상원의원은 환율 제재 법안의 상원 표결을 추진 중이다. 인위적 환율 조작국을 규제하는 환율 제재법안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 환율조작 행위를 '불공정 정부 보조금 지급' 범위에 포함시켜 상대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한편 WTO의 결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구제조치를 활용한 산업보호에 성공 사례를 남겨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의회 비준에서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오바마 정부는 FTA를 체결해도 무역구제조치를 통해 미국의 국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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