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민원 지연 이의제기에 "답변 의무 없다"

대전고용노동청 전경(사진=모석봉 기자)

대전고용노동청 전경(사진=모석봉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관이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민원인을 상대로 막말을 하는 등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민원인 A씨는 지난 4월 21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과거 임금체불 문제로 대전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의 업무처리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를 접수한 대전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민원 처리 기한이 4월 29일까지이지만 기한 내 답변을 하지 못하고 현장 조사를 이유로 5월 12일까지 연장했다.


A씨는 5월 12일까지도 민원 처리 답변이 없자 다음날인 13일 오전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전화를 걸어 문의하니 "답변이 늦은 것은 잘못한 것이 맞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통화 중 담당 팀장이라는 근로감독관이 통화에 끼어들어 "답변이 늦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 보내주면 될 거 아니냐. 직접 와서 따져라"고 답변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도 담당 근로감독관은 잘못을 인정했지만, 담당 팀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민원인을 당황케 했다.


A씨는 자세한 설명을 기대하며 이날 오후 1시께 대전고용노동청을 찾아갔지만, 대답은 전화상 내용과 다름이 없었고, 담당 팀장에게 더 황당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담당 팀장은 "우리가 여러 가지 업무상 이유로 연장할 수 있는 것이다. 몇 년이 지난 것을 묻는다고 기억이 나냐? 우리는 할 말 없고 문서로 주면 끝이다"라는 회피성 답변과 함께 "우리는 조사할 의무가 없으며, 답변이 늦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질문하지 마라"고 몰아붙였다.


A씨는 담당 팀장에게 "제 사건을 조사한 거냐?"고 묻자 담당 팀장은 "2주 연장해 조사한 내용에 대해 당신에게 설명할 의무가 없다. 우리가 굳이 답변할 이유가 없다"며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 형식적 현장 조사 명목으로 기간 연장


민원 처리 기간이 '현장 조사'라는 명목으로 연장됐지만 실제로는 담당 근로감독관이 전산상에 '현장 조사' 체크란이 있어서 선택한 것이라는 궁색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는 현장 조사 없이 전화상으로만 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 고용노동부 업무 시스템 문제 부각


업무처리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신문고를 올리기 전날 대전고용노동청을 찾은 A씨는 담당 팀장을 만나 상의하니 "왜 여기에 와서 그러느냐? 감사팀으로 가라"며 핀잔을 주듯 말했다.


이에 감사팀을 방문해 상의하니 "국민신문고에 올리면 감사팀에 사건이 배정돼 감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감사팀에 바로 배정되는 게 아니라 조사1과로 배정됐다. 먼저 조사 1과에서 민원을 처리한 후 이에 민원인이 만족하지 않고 또다시 국민신문고에 올리면 비로소 감사팀에 배정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 내에서도 민원인을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업무 행태를 보이고 있다.

AD

A씨는 "국민을 우습게 보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행정"이라며 "담당 팀장의 고압적인 업무처리에 너무 당황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충청취재본부 모석봉 기자 mosb@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