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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운 강국 위해 '선박금융' 활성화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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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국의 국적 선사가 글로벌 해운 무대에서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 최대 원인은 금융입니다. 현실적인 선박금융 전문 기관을 하루 빨리 만들어 지원 체계를 활성화해야 합니다."(STX팬오션 싱가포르 법인장)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해운 강국인 노르웨이가 뒷받침됐지만 전문 인력 육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균등화 전략 덕분입니다."(에릭 보르겐 DnB NOR 은행 싱가포르 겸 아시아 총괄 법인장)
지난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의 금융 중심가 쉔톤 웨이에서 만난 세계 2위 선박금융 전문 기관 DnB NOR 은행과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적 선사 경영진들은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해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선박금융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보르겐 DnB NOR 은행 법인장은 이날 오전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선박금융 부문에서 쌓아온 190여년의 오랜 노하우를 털어놓고 우리나라 해운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보르겐 법인장은 DnB NOR 은행이 세계적인 선박금융 기관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발달된 해운업을 더욱 키우려는 노르웨이 정부 차원의 의지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문 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이를 토대로 공격적인 경영과 함께 리스크 관리를 동반할 수 있었다는 것. 보르겐 법인장은 선박금융 기관으로서 DnB NOR 은행의 성공 요인으로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한 네트워크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따른 위험 분산 관리를 꼽았다. 한국의 해운업도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박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혹은 기관을 만든 뒤 그에 맞는 전략과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같은 선박금융 기관 설립을 간절히 원하는 쪽은 한국의 선사들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일부를 통해 선박금융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제몫을 해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STX팬오션 싱가포르의 김혁기 상무는 "국내에서 커버하고 있는 선박금융은 전체 수요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현재 국적 선사는 선박금융만 활성화된다면 기존의 맨파워와 노하우만으로도 세계무대를 주름잡을 수 있는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운과 조선을 연계한 선박금융 인프라를 구축할 땐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란 게 업계 판단이다.

대한해운 이열기 싱가포르 법인장(사장)도 "일본 등 선박금융을 자체 해결하는 국가의 해운사에 비해 금리 갭(차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그나마 요즘은 메이저 선사가 아니면 선박을 담보로 융자를 해주겠다는 곳 자체가 줄었다"고 토로했다.

대안책은 크게 두 가지다. 정부가 초기 개입해 선박금융공사와 같은 공공 기관을 설립하거나 해운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을 모아 민간 기관을 출범하는 안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한 국적 선사 싱가포르 법인 관계자는 "선박금융 전문 회사를 만들어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고 수익의 일부를 떼어주는 방식으로라도 선박금융 부문을 하루빨리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용어 풀이
선박금융=일반적으로 '선박 담보부 대출'을 의미하며 실질적으로 해운사가 선박을 담보로 선박 확보 자금을 마련하는 장기 융자를 말한다.



싱가포르=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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