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해운 강국인 노르웨이가 뒷받침됐지만 전문 인력 육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균등화 전략 덕분입니다."(에릭 보르겐 DnB NOR 은행 싱가포르 겸 아시아 총괄 법인장)
보르겐 DnB NOR 은행 법인장은 이날 오전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선박금융 부문에서 쌓아온 190여년의 오랜 노하우를 털어놓고 우리나라 해운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보르겐 법인장은 DnB NOR 은행이 세계적인 선박금융 기관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발달된 해운업을 더욱 키우려는 노르웨이 정부 차원의 의지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선박금융 기관 설립을 간절히 원하는 쪽은 한국의 선사들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일부를 통해 선박금융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제몫을 해 내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STX팬오션 싱가포르의 김혁기 상무는 "국내에서 커버하고 있는 선박금융은 전체 수요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현재 국적 선사는 선박금융만 활성화된다면 기존의 맨파워와 노하우만으로도 세계무대를 주름잡을 수 있는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운과 조선을 연계한 선박금융 인프라를 구축할 땐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란 게 업계 판단이다.
대한해운 이열기 싱가포르 법인장(사장)도 "일본 등 선박금융을 자체 해결하는 국가의 해운사에 비해 금리 갭(차이)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그나마 요즘은 메이저 선사가 아니면 선박을 담보로 융자를 해주겠다는 곳 자체가 줄었다"고 토로했다.
대안책은 크게 두 가지다. 정부가 초기 개입해 선박금융공사와 같은 공공 기관을 설립하거나 해운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을 모아 민간 기관을 출범하는 안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한 국적 선사 싱가포르 법인 관계자는 "선박금융 전문 회사를 만들어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고 수익의 일부를 떼어주는 방식으로라도 선박금융 부문을 하루빨리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용어 풀이
선박금융=일반적으로 '선박 담보부 대출'을 의미하며 실질적으로 해운사가 선박을 담보로 선박 확보 자금을 마련하는 장기 융자를 말한다.
싱가포르=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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