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의 '종가'이자 맏형으로 통하는 현대건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의 지분 매각이 지난 6월 전격적으로 결정된 이후부터 건설업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간 치열한 인수경쟁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후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두 그룹이 상징성이나 성장을 위해 현대건설 인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이 과거 한때의 오명을 씻고 세계 정상급의 역량을 갖춘 매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보기드믄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지난 2000년 6조원대였던 매출규모가 10년만에 11조원으로 10조원대에 접어들었다. 내실에서도 획기적으로 변했다. 2000년대 초반 연간 2조9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젠 연간 6000억원대에 이르는 흑자로 체질을 완전히 뒤바꿨다. 이에따라 현대건설은 세계에서 23위 건설사의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는 연간 110억달러가 넘는 해외수주고를 기록, 해외건설 역사상 신기원을 열었다. 지난 1965년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건설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래 건설수출의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인 현대건설은 매각절차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되면 채권기관 대신 오너체제가 확립되며 보다 강력한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채권기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어서다. 현대건설이 발군의 성장세를 보여온 배경과 강점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현대건설의 올 매출액에서 해외부문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건설은 '비전 2015'를 통해 글로벌 톱 20대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진행중인 콜롬보항 확장공사 현장.

◆현대건설의 올 매출액에서 해외부문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된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현대건설은 '비전 2015'를 통해 글로벌 톱 20대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진행중인 콜롬보항 확장공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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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이곳 현장이 마무리되면 인근 국가 현장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현대건설에 입사한 지 28년되는 기간중 20년 정도를 해외현장에서 근무해 생소한 나라로 가더라도 크게 걱정스럽진 않다."


멀리서 보면 흡사 스리랑카 현지인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까맣게 그을린 콜롬보 항만 확장공사 현장의 김주식 공사부장의 얘기다. 글로벌 기업의 현장관리자답게 의연하고 담담한 모습이다.

김 부장을 비롯, 현장의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먼 이국 땅에서 현지인들과 부대끼며 스리랑카 역사상 최대규모의 공사를 착착 진행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곳 말고도 18개국 94개 현장에서 임직원들이 '건설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올 해외부문의 수주고만 110억달러를 돌파, 글로벌기업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11월30일 카타르 공공사업청에서 발주한 5억3400만달러 규모의 '하마드 메디컬 시티(Hamad Medical City) 프로젝트'를 수주, 연간 기준으로 해외수주액 110억2545만달러를 달성했다.

올 들어 수주한 주요 공사만 해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사(30억7684만달러) ▲쿠웨이트 오일·가스 파이프라인 설치 공사(14억3283만달러) ▲리비아 트리폴리 복합화력발전소 공사(13억5966만달러) ▲쿠웨이트 부비안 항만공사(11억3283만달러) ▲아랍에미리트(UAE) 보르쥬 플랜트 공사(9억3548만달러) 등 1조원 이상의 메머드 프로젝트가 많다.


이 같은 해외수주는 지난해 수주액(46억달러)의 두배를 훨씬 넘긴 것이다. 새 해외현장은 더 생겨날 전망이다. 최저가로 투찰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해외수주 프로젝트들이 2~3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외수주가 늘어나며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해외부문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액 중 해외비중 49%를 넘긴 현대건설은 올해는 50% 초과가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해외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것은 45년간의 풍부한 해외경험을 통한 기술축적과 함께 김중겸 사장이 주도해 수립한 '비전 2015'를 통한 집중 육성책이 함께 어우러진 효과다. 특히 비전 2015에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건설산업 리더로 올라서기 위한 사업부문별 달성목표와 인재육성 방안, 시스템 혁신 등이 종합적으로 담겨있다. 노동집약적인 시공 중심에서 벗어나고 신수종 사업을 통해 경재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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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09년 3월 취임 이후 거의 매달 해외출장 길에 올라 글로벌 현장경영 풍토를 정착시켰다. 외국 정부 각료와 발주처 대표, 선진 건설업체 등과의 끊임없는 미팅을 통해 해외사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무엇인지를 한발짝 앞서 빠르게 캐치하고 시장을 선점했다. 재임 600여일 중 100일 이상을 40개 국가에서 보내는 등 해외공사 수주를 진두지휘해 온 것이다.


김중겸 사장은 올 해외시장 수주증가의 여세를 몰아 글로벌 건설강자로서 위치를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무엇보다 단순 시공보다는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를 따내 수익성을 높여 알짜 건설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설계, 구매, 시공, 운영을 아우르는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Industrial Developer)'를 지향하며 물산업과 풍력, 태양광 등 신에너지 관련 신성장동력과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광물자원과 연계한 프로젝트 발굴이나 신에너지 등의 사업 등을 선점하기 위해 인재양성과 기술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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