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중국 국무원은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가격통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29일에는 ‘가격 위법행위 처벌에 대한 규정’을 개정해, 담합·사재기 등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행위를 가중처벌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주 들어서는 조리용 기름과 석탄 가격에 대한 조치가 시행됐다. 신화통신은 1일 정부당국이 석탄회사들에 발전용 석탄의 가격 인상을 억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조리용 기름에 대한 가격 제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보도했다.
공급 확대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NDRC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총 850만t의 곡물과 조리용기름을 시장에 풀었다. 지난 10월말 이후 시장에 방출된 물량은 2550만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을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위안화 절상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일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대만을 방문해 “위안화의 빠른 절상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중국 경제를 진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인플레이션협회(NIA)도 위안화 절상만이 물가를 잡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2일 NIA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중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공연히 수입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QE2)를 통해 달러를 찍어내자, 중국 정부도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해 대량의 위안화를 같이 찍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NIA는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 맡긴다면, 인플레이션이 해소됨은 물론 단기적으로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은 언제나 정부보다 강력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가격통제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통제로 상점의 진열대는 텅 비게 될 것이며, 주유소에는 기름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라면서 “오히려 암시장만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최대인 중국의 외환 보유고로 인해, 위안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위안화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1월 한달간 위안화는 달러대비 0.4% 상승하면서 아시아 통화 중에서는 가장 큰 폭으로, 25개 신흥국 통화 중에서는 칠레 페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절상폭을 기록했다. JP모건의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는 2.2% 오르면서, 2009년2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실시한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위안화는 내년 말까지 달러대비 약 6.6% 절상(달러당 6.25위안)되면서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의 통화 중 최대 절상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리안스번스타인의 안소니 찬 스트래티지스트는 “2조6500억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외환 보유고로 인해 위안화 절상 기조가 형성됐다”며 중국은 매년 4~5%의 위안화 절상에 대해 불편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