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객들이 유럽 명품 상점을 '싹쓸이' 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금융위기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명품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기간이 다가오면서 중국 여행객수가 증가함에 따라 명품 매출 역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럭셔리 시장의 회복세는 특히 지난 6월 유로화 가치가 4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급증한 중국 관광객들이 이끌었다. 프란체스코 트라파니 불가리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불가리 보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나 뛰어오른 것은 중국 관광객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구찌는 유럽 내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매출이 현재 전체의 약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구찌, 이브센로랑, 알렉산더 맥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PPR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유럽을 방문한 중국 고객들의 수는 두 배 가량 늘어 유럽 전체 매출의 22%까지 증가했다.
컨설팅업체인 투어리즘이코노믹스는 서유럽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200만명에서 올해 24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나는 관광객의 수만큼 이들이 소비하는 액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개월간 유럽 내 중국 관광객들의 지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9% 급증했다. 세금환급 혜택을 제공하는 명품에 대한 중국인의 평균 제품 구입 액수는 718유로(약 107만원)로 집계됐다.
급증하는 관광객 매출은 그러나 명품 업체들에게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변동성이 극심한 유로화 환율로 인해 매출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는 3분기 유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지만 환율 변동성 등으로 인한 향후 전망의 불확실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로화는 최근 들어 1.30달러 수준으로 지난 6월 1.19달러 선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관광객 수 증가세 역시 주춤해진 상태. 실제 지난 2006~2009년 사이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20% 절상되면서 유럽까지의 장거리 방문객 수는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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