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철없는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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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3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나라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강성노조의 대명사인 민주노총이 대규모 파업투쟁을 예고했다. 온 나라의 눈과 귀가 연평도에 쏠린 탓에 예전만큼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그 내용은 선전포고 이상이다.


김영훈 위원장은 25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절박성과 진정성 없는 파업이 '뻥 파업'으로 끝나는 경우를 여러 차례 봐왔다. 금속노조와 현대차 정규직ㆍ비정규직 노조가 공동대응 방안을 차근차근 논의하고 있어 파업이 결정되는 순간 실제 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즉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의 공장 점거 파업을 현대차 정규직 파업으로 이어가고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그 위의 민주노총이 잇달아 연대해 소위 현대차發(발) 파업정국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업현장에는 민주노총뿐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민주당 의원들도 지원사격에 나선 상태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민주항쟁과 같은 새로운 국민운동'으로 확대시키는 동시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비정규직 화두로 이끌겠다는정치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 사이 현대차 사태는 26일로 사태발생 12일째가 넘어섰고 생산 차질은 1만2000여대, 피해금액은 1300억원이 넘어섰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회사와 임직원 및 협력업체 가족의 피해와 고통도 커진다. 오죽하면 현대차 정규직의 한 모임이 성명을 내고 "회사 정문이 각종 외부단체의 계속된 집회와 시위로 일주일 넘게 봉쇄됐고 선정적 문구를 동원한 무책임한 선동은 이번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며 외부 단체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겠는가.


또 다른 걱정거리는 한국차의 급부상을 시샘해온 해외 경쟁업체들에게 빌미를 주는 것이다. 연평도 포격으로 컨트리 리스크(국가위험도)가 커진 상황에서 경쟁사의 생산마저 차질을 빚는 데 대해 해외 경쟁사들이 내심 즐기거나 악용할 수 있다는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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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이래 최대 국가행사라던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가 끝나고 열흘도 안돼 북 포격에 노동계 대규모 파업과 투쟁 전운이 감돌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G20회의에서 쌓아놓은 '코리아프리미엄'(국가이미지 및 국산제품의 경쟁력 제고)이 다시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깍이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북 포격이 발생한 이후 한국노총은 민간지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민주노총은 따로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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