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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뱅크로 가자]대형화보다 글로벌화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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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다툼 지양…성장잠재력 큰 신흥국으로 눈 돌려라

[글로벌 뱅크로 가자]대형화보다 글로벌화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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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외국 선진 은행들과 국내 은행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자산의 격차를 떠올린다. 하지만 더 큰 차이점은 글로벌화 여부다.

현재 국내 은행 중 세계 50대 은행 안에 드는 곳은 없다. 때문에 꾸준히 대형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덩치 키우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출혈경쟁시장(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인 국내에서 자산을 아무리 늘려 봐야 독과점 및 과당경쟁 현상만 심해져 은행이나 고객 모두에게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유수의 글로벌 은행들도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현재의 자리까지 성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초국적화지수(TNI)는 2.9%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의 TNI가 8%대로 그나마 높은 편이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은 TNI가 1% 미만인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글로벌 은행들의 TNI는 스탠다드차타드(SC) 86.58%, UBS 76.5%, 씨티그룹 43.7%,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C) 29.15%, 미쯔비시UFJ 28.9% 등으로 국내 은행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실제 씨티·HSBC 등 다국적 은행들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시장국으로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자산 규모 20위권의 대형 은행들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부진한 일본계 은행을 제외하고는 총자산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국내 은행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서로 간에 인수·합병(M&A)로 대형화됐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위 4개 시중은행의 시장 집중도(총자산 기준)가 6월말 현재 48.4%로 50%에 달하다 보니 쏠림현상도 자주 일어난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 등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은행의 건전성도 악화되고 그 피해는 고객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 같은 폐해를 막고 국내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 확대가 무엇보다 긴요하다. 물론 무작정 나섰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연구하지 않는다면 해외 진출은 성공하기 어렵다. 먼저 대상을 정하고 면밀히 시장을 파악해 접근해야 한다.

우리보다 선진화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 따라서 신흥시장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수십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말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고 매물도 꽤 나와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우리와 정서가 크게 다르지 않고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쪽 신흥국들이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상대다.

UBS·ABN암로·산탄데르은행 등 해외 선진 은행들도 자국 내 은행산업의 집중도가 높아지자 해외 진출로 활로를 모색한 결과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

스위스의 경우 1990년대 국내 은행 간 연이은 합병으로 3대 은행의 시장 집중도가 1980년 말 50% 이하에서 1997년 90%까지 올랐다. 이때부터 UBS는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이 은행은 해외 운용자산과 해외 직원 비중이 각각 90%, 60%를 넘는다. 해외 진출은 주로 투자은행(IB) 및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00년에는 미국의 페인웨버(PaineWebber)를 인수해 미국 내 IB 및 자산관리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로 인해 1999년 1.9%에 불과하던 미국 내 IB 점유율이 2003년 5.4%로 크게 성장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BN암로는 1990년 자국 내 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라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적극 진출했다.

미국의 경우 시카고·미시간주 등 중서부 지역의 소매금융시장에 집중적으로 발을 뻗었다. 뉴욕 등 동부 지역은 은행업이 과밀 상태여서 경쟁이 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1년에는 자산 규모 50억달러의 탈먼홈오브시카고(Talman home of chicago)를 4억달러에 인수해 자회사인 라살은행(LaSalle Bank)에 통합했다. 1994년에는 크라진파이낸셜(Cragin Financial Corp.)을 5억3000만달러에 사들이고 1997년에는 스탠다드페더럴(Standard Federal)을 19억달러에 인수했다.

유럽에서도 IB를 인수하거나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1990년 후반에는 남미 소매금융시장에도 진출했다.

그러나 과다한 합병 비용 지출과 경기 둔화에 따른 거래 급감 등의 영향으로 1990년대 말부터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에 따라 2000년대에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매금융 쪽에 집중하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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