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최근 앱 기술 열풍을 타고 1인 창조기업이 대세다. 정부는 관련 지원책을 내놓고 있고, 벤처의 꿈을 잠시 접어뒀던 이들은 너무나도 수면 위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4년, 진작에 1인 창조기업의 길을 택했던 인물이 있다. 기자가 찾은 사무실에는 '윙윙'거리는 기계음 속에 한 사내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의 추억을 복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 송영성 인포돔디브이디 대표다.

그의 사업 아이템은 간단하다. 사람들이 VHS 테이프, 6ㆍ8mm 테이프 등을 통해 간직하고 있는 아날로그 동영상을 디브이디(DVD)로 변환해 주는 작업이다. 고객에게 테이프를 받고, 전환하고, 다시 돌려준다. 그러나 간단한 아이템 이면에 담긴 사업 이야기는 간단하지 않았다.


"소니 같은 대기업은 아날로그 캠코더를 많이 생산하고 출시했지만 사후 관리가 부족했어요. 덕분에 1980년대 이후 캠코더를 통해 추억을 담은 사람들은 그 추억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죠."

송 대표에 따르면 1980년대 국내에 캠코더가 도입된 후 2000년대까지 판매된 수는 600만개에 달한다. 각 가정에서 캠코더 1개로 10개의 테이프를 촬영했다고 가정하면, 지난 수십년간 6000만개의 테이프가 만들어진 셈이다. 문제는 2000년대 이후 아날로그 동영상 시장이 사라져 버린 데 있다. 각 기업들은 캠코더 생산을 멈췄고 비디오테이프 렌탈 업체도 문을 닫았다. 송 대표가 1인 창조기업에 뛰어든 배경이다.


"관련 장비ㆍ기기 시장이 사라지면서 아날로그 테이프를 재생할 방법이 막막해졌죠. 캠코더가 고장나기라도 하면 소중히 간직한 추억이 고스란히 사라지는 거지요."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1인 창조기업인 만큼,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굳이 사람을 고용할 필요도 없었다.


 
추억을 사랑하는 그. 이산가족 상봉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무슨 소리냐고 묻자 그는 "통일부와 손잡고 이산가족 상봉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DVD로 변환해 줬다"며 "자원봉사식으로 해서 돈은 남지 않았다"며 웃었다.


현재 그는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점과 손잡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통마트에 접수된 테이프를 가져다 전환해 되돌려 주는 식이다. 한 달에 처리하는 건수만 1000건에 이른다고 한다. 인터뷰 중에도 사무실 한 켠에선 '윙윙'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추억이 전환되고 있는 소리라고 생각하자,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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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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