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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 G20과 글로벌 新경제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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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민들이 아셔야 될 게 있다. 요 근래 한ㆍ미 무역역조가 1년에 80억달러 정도 된다. 많이 줄었다. 로열티나 서비스 비용을 보태면 거의 균등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내한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미국이 한국과의 무역에서 일방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는 투의 공세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곁에 있는 자리에서 미국 정부와 기업, 언론의 논리를 통박한 것으로 과거의 시각에서 본다면 의외라 할 수 있겠다.

오늘 막을 내리는 서울 G20 정상회의 핫 이슈는 환율이었고 그 뒤편에는 무역불균형 문제가 있었다. 이 대통령의 답변에서도 드러나듯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할 말은 하겠다'는 듯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일견 환율 해법을 둘러싼 진통과 난타전이 분열과 비타협으로 보이나 세심하게 들여다 보면 의미 있는 변화가 읽힌다. 세계 경제 권력의 분화 현상이자 자국 이익만을 앞세우는 일방통행식 논리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메시지다. 강대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던 세계 경제 질서에 일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경기부양을 겨냥한 미국의 양적완화(달러풀기)에 모든 나라가 비판의 날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에 대해 "경상수지 목표 설정은 자유무역 원칙의 위배"라고 비판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신흥국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부자나라들이 소비를 늘리지 않으면 세계경제는 파산한다"면서 선진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을 망라한 G20 회원국의 구성, 식민지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에서의 회의 개최, 개발의제와 빈곤층 지원 프로그램의 구체화 등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의 태동을 상징하는 징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온 환율 해법이 느슨하다 해서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흐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계 경제위기에 피난처는 없다. 경제권력의 분화와 함께 국제공조, 동반성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정상회의는 의제를 넘어서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의 출발을 알린 역사의 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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