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돈에 물가 폭등..신흥국 금리인상 도미노?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호주와 인도가 2일 금리를 전격 인상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한국 등 신흥국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은 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4.5%에서 4.75%로 올렸고 인도 중앙은행(RBI)도 기준금리를 6.00%에서 6.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RBA는 올해 들어 4번째, RBI는 6번째로 금리를 인상했다. 호주의 10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동기대비 3.8% 오르며 2년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인도 도매물가지수(WPI)는 지난 9월 8.62%를 기록하는 등 올해 계속해서 8.5%선을 상회하면서 RBI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을 두배 이상 뛰어넘고 있다.
서방 선진국들의 저금리 기조로 형성된 막대한 글로벌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신흥국 시장으로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또한 3일(현지시간) 미(美)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은 빨간 불이 켜진 상황. 국제통화기금(IMF)의 아눕 싱 아태지역 국장은 “서방 선진국의 경우 고실업, 부동산 가격 하락 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양적완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가능성은 낮다”며 “그러나 신흥국의 경우 근원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폴 보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 역시 “연준의 양적완화의 규모와 일정이 과도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3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중국은 10월 CPI가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2일 발표된 인민은행의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는 “중국의 빠른 성장세와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물가 상승 압박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물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게 증대됨에 따라 통화 수준을 점진적으로 위기 대응 모드에서 정상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역시 부동산 버블을 막기 위해 지난 9월30일 기준금리를 종전 1.375%에서 1.500%로 인상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 다음 기준금리 발표는 12월23일로 예정돼 있다.
베트남의 10월 CPI는 전년동기대비 9.66% 상승하면서 19개월래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11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현 8%로 동결했다.
싱가포르 9월 CPI는 3.7% 오르면서 20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지난달 14일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싱가포르 달러의 거래 밴드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브라질 중앙은행도 공식 인플레이션 수치인 IPCA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5.27%에서 5.9%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올해 인플레이션 목표치 4.5%를 크게 웃도는 것.
한국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한국의 10월 인플레이션은 4.1%를 기록,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오는 16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편 FOMC 다음날 열리는 영란은행(BOE)·유럽중앙은행(ECB) 금융통화회의에서 BOE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며, ECB는 점진적인 출구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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