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경인고속도로 서울도심통과구간의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하고자 추진된 ‘제물포길 지하화’사업이 무기한 연기될 위기에 놓였다.


제물포길 지하화는 서울 양천구 신월IC에서 여의대로까지 9.7㎞ 구간에 지하 50m 깊이로 왕복 4차로의 지하터널을 만드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85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고 민간사업자가 4600억원의 개발비를 부담하는 대신 향후 30년간 약 2000원의 과금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으로 추진된다.

2009년 한국개발연구원으로부터 적격성 검사를 받았으며 2010년에는 서울시 재정심의와 기획재정부의 적격심사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이에 내년 1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11월부터 4년간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9월 서울시의회 건설위원회가 검토가 미진했다는 이유로 상정 자체를 미루고 10월에는 일부 시의원들이 사업변경을 주장하면서 또다시 보류됐다. 건설위원회가 내놓은 새로운 계획은 원안인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명영 시의원(민주당·양천4)은 “원안대로라면 교통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며 “중간에 램프(나들목)가 없어 정체가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변경안을 제시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이 내놓은 계획으로는 서울시와 민간사업자가 떠안을 재정부담이 커져 사업 추진 자체가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왕복 4차로의 지하화사업을 6차로 늘릴 경우 서울시가 부담해야할 재정은 1100억원으로 늘어난다. 법률상 민자사업의 총사업비 16% 이상을 투입하지 못하는 서울시로서는 참여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최근 이 의원은 신월IC~목동교까지 지하 왕복 6차선을 설치하고 목동교앞에 나들목을 만드는 대신 지상은 신월IC에서 목동역까지 왕복 6차선을 유지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사업비는 600억원이 추가되지만 이는 서울시 재정지원 범위 내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지상 10차로 설치에 대해서는 ‘절대불가’라는 입장이다.


이에 김용태 의원(한나라당·양천을)은 “문제는 사업이 변경되면 지금까지의 심사과정이 처음부터 반복된다는 것”이라며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부담해야하는 민간사업자의 참여율도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서울시의 재정 형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지역에 편중해 재정이 투입되기는 힘들다”며 “과금체계를 바꾸거나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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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관할 자치구인 양천구는 현재 초조한 입장이다. 시의회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에서 자칫하면 사업이 초기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을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로 바꿀 수 있는 기회인데 의견충돌로 지연되고 있다”며 “사업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사업이 진행돼야한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신월IC에서 여의대로까지 9.7㎞ 구간에 왕복 4차로의 지하터널을 만드는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 개발 계획도

서울 양천구 신월IC에서 여의대로까지 9.7㎞ 구간에 왕복 4차로의 지하터널을 만드는 제물포길 지하화 사업 개발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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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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