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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경제개혁 '글로벌 우먼파워' 보호무역 반대목소리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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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정상 -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
자국산업 보호 이기적 환율정책 새해법 찾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호주의 집권여당인 노동당 특별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23일. 줄리아 길러드 부총리는 당대표이자 총리직을 수행하던 케빈 러드를 찾아갔다. 연말에 있을 연방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추진하던 각종 정책이 반대에 부딪히며 총리 지지율이 급락하던 상황이었다.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10여년간 의원 생활을 하며 당내 최고 토론자라는 평을 듣던 길러드는 러드 총리와 담판을 지을 생각이었다.
이전까지 당권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던 그였지만 당 안팎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경선을 몇시간 앞두고 부총리는 총리를 찾았고, 여론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러드 총리는 결국 경선에 나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날 오전 열린 특별총회 경선에서 러드 총리가 사임하면서 길러드는 만장일치로 새 당 대표이자 총리직을 물려받았다. 호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961년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이민한 그는 85년만에 이민자 출신의 호주 총리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일러스트=이영우 기자 20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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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여성리더…정치·외교·경제 아우르다=호주는 상대적으로 여권신장이 잘 이뤄져있다는 평을 듣는다. 호주에서 두번째로 큰 웨스트팩은행 최고경영자 게일 켈리와 더불어 줄리아 길러드 총리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등과 함께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여성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릴 정도. 최근 영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여성 리더 가운데 길러드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을 제치고 1위로 꼽혔다.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정치적 입지가 불리하던 상황에서 수장을 맡았지만 첫 시험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취임 직후 캐나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무대에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뤘다.

지난 8월 열린 총선에서 애초 과반석 획득에 실패하며 잠시 정치적 입지가 불안한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소속 후보 두명이 잇따라 길러드 총리를 지지하기로 함에 따라 전체 150석 가운데 76석을 획득, 차기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호주에서는 하원 의석 가운데 과반 이상을 차지한 정당이 집권당이 돼 정부를 꾸린다.

국내 정치와 외교분야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가 새롭게 집중하기로 한 분야는 바로 경제분야다. 최근 브리즈번에서 열린 연설에서 그는 "효율성과 혁신을 위해 경쟁과 투명함, 선택,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한 경제개혁을 추구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분야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호주 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각종 세제 관련 법안을 포함해 교육, 파병, 기후협약, 의료시스템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연자원을 생산하는 광산업체에게 법인세 외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는 안의 경우, 일반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광산업체들의 반발이 커 답보상태다. 러드 전 총리가 2008년 말부터 이어진 세계적인 경제위기 때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한때 8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지만 세제문제나 이산화탄소 배출거래권과 관련한 일련의 정책을 추진하다 물러났기에 길러드 총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보호무역 반대"…G20서 해법제시 기대=최초의 여성총리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길러드의 정치행보는 일찍부터 발휘됐다. 대학 재학 시절 노동당에 가입해 멜버른 대학 시절 호주 여성으로는 두번째로 전국 학생회장에 뽑힌 적이 있으며 각종 진보성향 단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98년 연방의원에 당선됐고 이후 노동당 내에서 토론전문가로 이름을 떨치며 차기 지도자감으로 꼽혀왔다. 2006년 노동당이 집권한 이후에는 부총리 이외에 고용·교육·사회통합 등 각 부처 장관도 겸임한 바 있다.

총리 취임 직후 연설에서 길러드 총리는 "제 갈길을 잡지 못했던 정부 노선을 제 길로 되돌리기 위해 공통의 합의를 우선적으로 찾을 것"이라며 노동당의 제색깔을 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 노동당 최대 지지기반인 노동조합 역시 길러드 총리에 대한 믿음이 강한 상태일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좌우 파벌로부터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달 초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 길러드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별도로 만나 북핵과 환율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각국이 환율을 이용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듯이 이번 서울 G20정상회의에서도 이같은 문제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각종 천연자원을 수출하며 이를 국가기간산업으로 삼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보호무역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길러드 총리의 기본철학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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