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정부관계자들의 규제 발언으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시장에 한은 총재의 발언이 더해지자 27일 정오경 장중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30원대까지 치솟았다 다시 1120원대로 내려서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영향으로 환율은 급상승세를 탔지만, 정작 김 총재의 오찬연설은 정 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는 연설문에서 "자본유출입 규제는 상황에 따라 유효한 정책수단이 될 수 있으나, 규제회피·대외신인도 저하 등 부작용을 수반할 우려가 있으므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총재의 발언에 새로운 발언이 없었다"며 "이미 시장에도 잘 알려진 이야기였기 때문에 그간의 상승폭을 되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김 총재의 발언은 일시적인 요인이었을 뿐, 이날 급격한 환율변동의 근본 원인은 결국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정부가 진행할 양적완화의 규모가 기존보다 훨씬 줄어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중앙은행의 수장인 김 총재의 발언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변 연구원은 "'뚜껑 열어봤더니 별 것 아니다'라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자본유출입 규제와 관련된 시장 불확실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며 "향후 도입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이 (김 총재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김 총재가 주요 경제인사들과 함께 진행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서도 자본의 변동성 축소를 요구하는 발언이 나와 자본유출입 규제 시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민간 인사는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축소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의 성격을 장기 안정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향후 도입될 가능성이 큰 자본유출입 규제 방안으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를 꼽고 있다. 옛날에 폐지했던 제도를 되살려내는 것이라 정부 시행에 부담이 없다는 게 이유다. 단 일시적인 규제책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지은 기자 leezn@
꼭 봐야할 주요뉴스
성인 절반 "어버이날 '빨간날'로 해 주세요"…60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