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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뚝심경영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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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의 그룹 진두지휘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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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6시 30분.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21층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72)의 집무실에 어김없이 불이 켜졌다. 정 회장의 부인 故(고)이정화 여사의 1주기를 맞는 날이었다.

손아래 제수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 맞서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공언한 뒤 찾아온 첫 월요일, 정회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직원들보다 먼저 출근해 아침을 열었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ㆍ부지런하면 하늘 아래 어려운 일이 없다)' 한남동 자택에 걸어둔 글귀 그대로의 일과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정 회장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일 외에는 딱히 즐기는 스포츠나 취미, 관심거리도 없다는 것이 참모들의 전언이다. 그나마 즐기는 여흥이라고는 회사 임원들과의 술자리. 그러니 업무를 보는 데 주말, 휴일이 따로 있을 턱이 없다. 휴일 내내 뉴스와 신문을 챙겨본 뒤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질문을 툭툭 던져 임원들이 진땀을 빼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직원들로서는 참 모시기 어려운 상사다.

일명 '3현주의(현장에서 보고ㆍ현장에서 느끼고ㆍ현장에서 해결한 뒤 확인한다)'로 불리는 현장경영도 그의 트레이트 마크다. 자동차를 수출하는 지역에 연구소 직원들을 보내 날씨, 도로사정, 운전 패턴까지 공부해오게 하는 치밀함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이런 정 회장식 경영을 두고 '현대家(가)의 농경사회적 근면성'이라는 비아냥도 나오지만, 근면과 성실 그리고 뚝심경영을 통해 불과 11년 사이 현대차그룹을 크게 성장시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강산이 한 번 바뀌는 사이 정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재계의 어느 그룹사보다 굴곡많은 세월을 보냈다. 지난 2000년 현대그룹이 경영 위기를 맞았을 때 故(고)정주영 명예회장은 자신을 포함해 몽구ㆍ몽헌 두 아들까지 동반 퇴진하는 소위 '3부자 동시 퇴진'을 결정했지만 그는 따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애착과 고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독립하며 겪은 진통은 만만치 않았다. 집안 싸움을 보는 여론도 냉랭했다. 강성노조의 대명사인 현대차 노조의 연례 파업도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성과도 적지 않았다. 내리 적자를 내던 한보철강, 이제는 K5, K7 등 세계 유수 자동차에 견줄만한 모델을 만들어내는 기아차를 인수해 키웠고, 현대ㆍ 기아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정 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점에 주목해 뉴욕타임스는 정 회장의 품질경영 성공기를 대서특필했다. 포브스지도 "정 회장의 치밀함이 현대ㆍ기아차의 성공 원동력"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런 정 회장이 내로라하는 120여명의 국내외 기업들과 함께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부대행사 비즈니스 서밋(기업인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두 달 전 시작된 일정에 따라 그는 세계 최대의 아웃소싱 업체인 리앤펑 그룹 빅터 펑(Victor K. Fungㆍ65) 회장이 그룹장을 맡은 무역투자 분과에 소속돼 있다. 무역 확대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그룹이다.

여기서 모인 아이디어는 이달 말까지 보고서로 정리돼 다음 달 서울 G20정상회의 테이블에 올라간다. 비즈니스 서밋을 전시행사로 만들지 말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단호한 지침이 전해진 만큼 눈에 띄는 구상들은 실제로 G20 정상들이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비상장사인 현대엠코 등의 주식 평가액과 배당금 등을 합쳐 6조5670억원을 가진 국내 두 번째 부호이면서도 그룹이 판촉용으로 만든 시계를 차고 다닌다는 정 회장. 그의 고집스러운 원칙이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저력을 발휘할 지 지켜볼 일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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