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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제 셈법과 정치 셈법의 차이

최종수정 2010.10.27 08:55 기사입력 2010.10.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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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복남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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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민영화법에 의해 인천국제공항 지분 49%를 매각하기로 한 정부의 계획이 국회의 정치 셈법에 의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정치 셈법이 경제 셈법을 넘어선 것이다.

경제 셈법으로 보면 분명 가치가 올라 갈 때 매물을 내 놓고 가치를 흥정하는 게 맞다. 매물의 현재 가치가 최고인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주식 시장에서 회자되기로는 주식거래는 팔 때는 어깨 높이에서, 살 때는 발목 높이에서 하라는 원칙이 있다. 이는 주식의 시장 가치가 언제 최고 혹은 최저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경제 셈법으로 보면 올해가 최고 가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1일 몸집을 9.5배나 키운 일본 하네다국제공항이 새롭게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공항이 지난 5년 동안 서비스부문에서 세계1위를 유지하고 있고 또 6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이룬 알짜기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비스 1위와 수익률 1위와는 의미가 다르다.

또 단일공항으로서는 흑자지만 국내에 있는 공항 전체 수지로는 분명 적자일 것이라는 확신이다. 1위 자리는 올라가기보다 지키기가 어렵다. 국제공항의 수지는 항공사의 편의성과 이착륙에 소요되는 비용이 결정하지 서비스 수준이 수지를 좌우하는 요소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 셈법으로 가치가 하락할 때나 적자로 전환할 때를 매각의 적기라 보면 국민경제에서 보면 득보다 실이 크다. 적자인 공기업을 매각하는 데 웃돈이 들어올 리 만무하다. 정치 셈법에서 알짜 공기업, 안보시설, 성장초기 저평가 등을 내세우지만 경제 셈법과는 다른 계산을 하는 것 같다. 정부가 인천공항을 민영화시키려는 의도는 아마도 가치가 올라갈 때 매각하여 최고 값을 받자는 것으로 보인다.
세수로만 정부 부채를 줄여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인 듯하다.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부채를 안고 있는 LH공사를 매각한다고 해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정치 셈법으로는 지금이 매각할 때라고 보겠지만 원매자가 없는 시장 형성이 성사될 리 없다. 인천공항이 안보시설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매각시설은 여객청사 혹은 탑승동 등 지상시설이지 항공기의 이동을 관장하는 핵심시설은 당연히 제외되어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의 국제공항도 상당부분 민영화되어 있다. 이들 공항의 민영화로 인해 국가 핵심시설이 민간에게 넘어갔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국부유출이기 때문에 국민정서도 반대한다고 정치 셈법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는 물론 향후 국가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될 국가부채를 그대로 방치해야 한다는 데 동의할 국민은 없다. 매각하게 되면 인천공항의 공공성이 저하되고 외국기관의 경영간섭으로 국민경제에 손실이 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공항의 사용료는 사용자 부담이 원칙이다. 공공성은 불특정 다수의 세금으로 유지될 때 사용 가능한 용어가 아니던가.

지분을 소유한 외국기관이 자산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경영간섭을 한다고 예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얘기로 보인다. 지분 매입자는 오히려 경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권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

적자에 허덕였던 영국 히드로공항의 매각 후 서비스 질 추가 저하 사례 주장은 경제 셈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복남 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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