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김승미 기자] "고환율 정책은 접고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을 만들자.(한나라 이종구)"
"70년대도 아니고… 지금 고환율을 유지하면 중소기업들이 어려워진다.(한나라 이혜훈)"
"G20 의장국으로서 환율전쟁을 종식시킬 시나리오가 있나?" (민주당 김성곤)"


세계 환율전쟁의 여파가 여의도에도 미쳤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화두는 '환율'이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고환율 정책은 접고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면서 적정환율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더 이상 수출지원을 위한 고환율 정책에 집착하는 건 곤란하다"며 "인위적인 환율 정책을 반성하고 고환율 정책의 폐해에 대해 고민하면서 정책 전환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부가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까지 들어가 고환율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외국에서 보면 정부가 환시에 너무 깊이 개입한다는 인상을 갖는 건 당연하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환시 개입을 경고한 부분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혜훈 의원도 "정부가 고환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금은 70년대처럼 수출 주도형 사업을 키우는 시대도 아니고 이렇게 가면 중소기업들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이 잘되면 공무원들이 신경 쓰는 경제성장률 지표는 좋겠지만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정부의 고환율 정책 때문에 결국 한국은행이 이 달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한 게 아니냐"며 "재정부 장관이 한은의 독립을 도와줘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환율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복안을 주문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현명한 처신을 당부하는 말도 잇따랐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환율 조작국 아니냐는 비판(일본·유럽으로부터)을 받는가 하면 G20에서 환율조정자가 되어야 하는 의견도 있는데 세계 환율 전쟁을 종식시킬 시나리오가 있느냐"고 물었다.


한나라당 정양석 의원도 "세계 환율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자칫하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일시에 들고 나는 핫머니 규제를 위해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세금을 매기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반면 우리는 G20 정상회의 홍보에만 너무 열을 올리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지적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 수출을 위한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시장 수급과 무관한 과도한 쏠림 현상을 좌시하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이어 "이번 주말 경주에서 열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중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재정건정성이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 사이의 균형을 잡는 문제를 다루며 자연스럽게 환율 문제도 언급될 것"이라며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환율 문제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기 위해 각종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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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유지를 위해 기준금리 동결을 압박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는 날카롭게 반응했다. 윤 장관은 "그런 일이 없다. 금리 동결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모든 조건을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다"라며 "한은 김중수 총재는 제가 압력을 넣는다고 해서 받을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한편 한국투자공사(KIC)가 메릴린치(글로벌 투자은행)에 투자해 1조 2250억원의 평가 손실을 본 데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윤 장관은 "감독기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변했다.


박연미·김승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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