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환율국감'…김중수 총재 '혼쭐'
방만경영·단순한 투자패턴도 입방아 올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한국은행의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다뤄진 이슈는 역시 '환율'과 '금리'였다.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환율 변동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3개월째 동결한 것을 두고 적절한 통화정책이 아니었다는 기획재정위원회 의원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18일 한은 국감의 첫 타자로 나선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입을 열자마자 통화정책의 '실기'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8월 물가가 2%대를 유지했지만 상승세가 심상치 않았던 만큼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도 "전문가들을 물론 시장에서 김중수 총재가 청와대 눈치를 너무 본다고 말한다"며 한은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목적 대신 재정부 입김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한은이 물가안정 대신 환율안정을 더 중시한 요인으로는 최근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인한 원화절상 움직임이 꼽혔다.
김성곤 민주당 의원은 "엔화나 유로화에 비해 원화환율이 하락할 위험이 커 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국제 환율전쟁에 참여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G20회의 의장국이기 때문에 환율과 관련된 분쟁에서 이견을 조정해야 한다"고 답해 사실상 금리동결이 환율 때문임을 인정했다. 물가안정을 우선해야 할 한은이 기획재정부가 걱정해야 할 환율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를 놓쳤다며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던 부분이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G20의장국이기 때문에 환율 논쟁 조절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기재부 장관의 소관"이라며 "연말 물가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환율방어 첨병으로 나선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방만경영도 도마에 올랐다. 김용구 자유선진당 의원은 한은이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우수직원으로 선정된 내부직원 178명에게 총 62억원의 연구비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1인당 3483만원 꼴이다. 1년 이상 장기휴직자도 우수직원의 88%인 157명에 달했다.
연급여 5%를 삭감해 1인당 444만원의 예산을 절감했지만, 대신 올해 사내복지기금 복리후생비 지원액을 1인당 456만원으로 전년 대비 175만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 부족액을 복리후생비로 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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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학비용을 직원 1인당 최대 1억7000만원까지 지원하고, 화폐를 묶고 정리하는 수(手)정사 업무에 연간 64억원을 과다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의 보유비율이 OECD주요 국가 평균(10%)대비 지나치게 낮은 0.03%에 불과해 외환보유액 운용 다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양석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1998년 금모으기 운동으로 확보한 3.04톤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추가매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금 가격은 330%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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