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목소리톤 떨어지잖아요! 배에 힘 꽉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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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매우 중요한 어떤 것이 내겐 마냥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그것만큼 속 타는 일이 또 있을까. 취업 준비생에겐 '면접'이 그렇다. 면접은 채용 과정 중 가장 마지막 단계다.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기도 하다.


이처럼 중요한 단계임에도 대부분 구직자는 면접을 어려워 한다. 면접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면접 스피치 학원이 존재하는 이유다. 아무래도 '전문'이니 면접을 잘 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줄 것만 같다. 이에 기자는 14일 저녁 7시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W스피치 커뮤니케이션'에서 실제로 면접 스피치 수업을 참관해 봤다. 이날 수업에는 오미영 강사, 박진형(27.대학4년)씨, 최미혜(27.기졸)씨, 신상혁(27.기졸)씨 등이 함께 했다.

◆"맛있게 밥 만드는 법 가르쳐"=면접 스피치 수업은 '말 하는 법'을 알려준다. 면접이 어렵다는 것은 말하는 게 어렵다는 것과 동일하다. 방송생활만 6년을 했다는 오 강사는 "가르치는 학생들은 모두 기본적인 준비는 갖춰져 있는 상태"라고 운을 뗐다.


준비는 됐는데 왜 면접은 못하는 걸까. 그녀는 "재료가 갖춰져도 맛있는 밥을 만들어야 먹을 수 있지 않겠냐"면서 "대부분 학생들이 펜으로 쓰는 데는 익숙한데 말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생들을 가만히 보면 자신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절제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더라"고도 했다. 면접관에게 말을 통해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구직자에겐 치명적인 약점이다.

오 강사는 "자유로운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면접관 앞에서도 떨지 않고 여유롭게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캠코더 촬영, 모의 면접, 발성 연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이끈다. 면접에 굳어 있는 학생들을 풀어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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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음~" 목 풀기부터=매 수업은 목 풀기로 시작한다. 오 강사가 "일어서서 해볼까요?"라고 하자 학생들은 일어나 배꼽 부근에 손을 갖다 댔다. 마치 단전호흡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아~~ 음~~" "아직도 소리가 막혀 있어요. 배에 좀 더 힘을 주세요."


학생들이 호흡을 가다듬고 일제히 소리를 내자 오 강사는 가만히 듣더니 지적을 했다.


"자, 발성 연습 시작"


"음~하나 음~둘 음~셋"


한 번 호흡으로 길게 발성하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 호흡이 딸리는 학생의 발성은 자연스레 음이 조금씩 떨어졌다.


"음이 떨어지잖아요. 배에 힘을 주세요."


학생들이 내지르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작아지거나 음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오 강사의 지적이 들어왔다.


면접에서 가장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톤은 '미'와 '파'다. 이보다 목소리 톤이 낮거나 높으면 소심하거나 덤벙거린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학생들이 발성연습으로 자신의 목소리 톤을 다듬는 이유다. 너무 숨이 짧아 자주 숨을 들이키며 답변을 하는 것도 곤란하다. 안정되지 못하고 서두른다는 느낌을 면접관에게 줄 수 있다.


◆"자기소개는 자신의 강점을 잘 드러내야"=발성연습 후에는 드디어 자기소개 시간이다. 한 명씩 앞으로 나가 자기소개를 해본다. 모의 면접을 통해 무엇이 부족하고 잘못됐는지 알아내기 위함이다.


"저는 끈기 있고 신뢰를 주는 사람입니다. 10년동안 영어학원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녔을 만큼 성실하기도 합니다. 제가 OO에 지원한 이유는.."


최씨가 자기소개 하는 모습을 오 강사가 캠코더로 촬영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모습틀 보면 눈을 찡그린다든지 시선이 흩어진다든지 하는 등의 습관이 발견된다. 면접관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쳐야 하는 부분이다.


"옆에 지원자가 어떻게 자기소개 했는지 말해볼래요?"


최씨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오 강사가 다른 학생들에게 물었다. 다들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답변을 못한다. 오 강사는 "자기소개에 신뢰, 끈기 등 많은 단어가 등장하니까 내용이 분산된다"며 "가장 중요한 부분만을 강조해야 듣고난 후에도 머리에 남는다"고 말했다.


면접에 약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자연스러움이 없다는 것이다. 다들 딱딱하게 굳은 채 역시 굳은 얼굴로 외우듯이 자기소개를 한다. 듣는 면접관도 덩달아 굳어진다.


"표정에 자연스러움이 있어야 해요. 여유있게 한 반자씩 쉬면서 말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 강사의 지적에 학생들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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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부족한지 알았다"=학생들은 면접 스피치 수업을 통해 뭐가 부족한지 알게 됐다고 했다. 박씨는 "다른 학생들과 면접 스터디를 해봤지만 효과가 없어서 학원을 찾았다"며 "내가 말하는 모습이 어떤지 나는 잘 몰랐는데 선생님의 지적을 통해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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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정도 면접 경험이 있다는 최씨는 "예전에는 면접 때 자신감이 없었고 목소리 톤도 높았다"며 "간신히 올라간 면접에서 횡설수설해 떨어지자 눈물이 나더라"며 웃었다. 그녀는 "학원에서 화법과 자신감을 배울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신씨는 자신의 면접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에 목말라 수업을 신청했다. 그는 "학생들끼리 모여도 다들 비전문가니 정확한 분석이 어렵더라"며 "이 곳에서는 검증된 전문가가 내 면접을 평가해주니 그게 좋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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