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일본이 우리나라를 환율전쟁의 한복판으로 떠밀고 있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그제 "한국은 원화 환율에 수시로 개입하고 있다"며 사실상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했다. 지난달에 2조1000억엔을 투입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일본이 한국을 향해 환율문제를 제기한 것은 적반하장이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한 술 더 떠서 "한국은 정기적으로 외환 시장에 개입하기 때문에 주요 20개국(G20)의장국으로서 그 역할을 엄하게 추궁당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외교적 무례다. 엔화 환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는 다급한 현실은 이해하지만 자신의 문제를 희석시키려 엉뚱한 곳에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경제대국의 바른 자세가 아니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연합도 한국 때리기에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2008년 이래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하락한 유일한 나라"라고 비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한국을 태국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외환시장 개입 국가로 지적했다. 일본과 미국, 유럽연합이 연합해 한국을 공격하는 양상이다.
최근의 원화 환율추이는 이들의 주장과는 딴판이다. 달러 대비 원화는 최근 한 달간 5%가량 평가절상됐다.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이다. 앞으로도 원화 가치는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일본 등이 초저금리 상태에서 돈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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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G20 의장국으로서 환율의 '스므드 오퍼레이션(미세조정)'조차 자제하는 등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G20 의장국의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되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지키는 데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브라질과 태국처럼 외국인 채권 투자 수익에 세금을 매기거나 투기성 단기 자본에 대해 거래세를 도입하는 등 과도한 환율 변동에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쫓아야 하는 어려운 형국이다. 어느 때보다도 지혜로운 대처가 요구된다.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환율전쟁의 해법을 적극 모색하는 한편 원화 환율에 대한 외부의 공세와 급격한 변동을 막아내는 일이 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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