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대기업들의 상생경영'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지난달 청와대 상생 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다짐했던 주요 대기업들이 그 때의 논의들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연일 협력업체들과의 각양각색 상생경영 방안을 고심해 발표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사내에 상생경영 전담 부서를 새롭게 개설하거나 보강하는가 하면 협력업체들과 정기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 이상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물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생(相生)은 본래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상생경영은 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나 윤리적 차원의 경영활동 정도로 주로 간주됐다. 일례로 대기업들은 협력회사에 일정한 거래 물량을 보장해주거나 현금거래를 늘려 주는 등의 임시방편 차원의 지원이라는 의미에서 상생경영의 의무를 다해왔다. 상생은 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존의 문제인데도 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더 진정한 의미에서 상생할 수 있으려면 상호간 더욱 더 폭넓은 이해와 지원, 협력을 전제로 해야 한다. 즉 쌍방간의 장단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향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기업은 대부분은 막대한 자본력과 정보ㆍ조직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사업화하는데 강점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거나 잘 정비된 사업을 펼치는 데 대기업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고 자유롭다. 이처럼 서로 다른 강점을 조화롭게 결합할 수 있을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최근 이상적인 상생경영 모델로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애플의 앱스토어다. 애플이 개발자, 이용자 간 조화로운 상생 모델을 훌륭하게 구축했기 때문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앱 판매 수익의 70%를 배분한다. 개발자들이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앱스토어로 몰려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로써 더 다양하고 혁신적인 앱이 넘쳐나고 이용자도 늘어난다.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기회의 땅을 제공하고 이들로부터 혁신의 자양분을 공급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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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시스코의 파트너 프로그램인 레드(Partner Led) 모델도 이상적인 상생경영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고있다. 시스코는 세계 굴지의 기업뿐 아니라 중견ㆍ중소 규모의 고객들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던 중 파트너 레드란 새로운 상생경영 모델을 제안했다. 우리 회사가 확보한 정제된 고객 정보와 고객 개발 프로그램인 '아방가르드(Avant Garde)'를 파트너사들에 전면 공개함으로써 파트너사들이 시스코를 대신해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에도 전면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게 골자다. 즉 시스코 파트너사들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고, 시스코가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가치 정보와 기술 정보를 통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상생경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규모에 상관없이 각자의 가치를 100% 발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와대 상생간담회' 이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새로운 패러다임하에서 진정한 의미의 상생경영 해법을 찾길 바란다. 궁극으로는 기업 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에 종지부를 찍고 대한민국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도 대ㆍ중소기업이 똘똘 뭉쳐 거센 파고를 헤치며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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