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위험수준' 접근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 약세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의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의 파국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속속 나오고 있다.
14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ㆍ엔 환율은 장중 한때 81엔선이 무너지며 80.89엔까지 추락, 15년래 최저치를 다시 썼다. 달러ㆍ스위스프랑도 0.9463스위스프랑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달러ㆍ캐나다달러는 6개월만에 패리티보다 낮은 0.9981캐나다달러까지 하락했다. 유로ㆍ달러는 1.412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1월26일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76.259까지 밀리며 지난해 12월14일 이래 최저를 나타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14일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달러가 급락한 것. MAS는 전일 "싱가포르달러의 완만하고 점진적인 절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달러는 물론 아시아 신흥국들의 통화가 달러대비 상승(달러 하락)했다. 달러ㆍ싱가포르달러는 역대 최저인 1.2886싱가포르달러까지 밀렸고 달러ㆍ링깃화(말레이시아)는 13년래 최저인 3.0800링깃까지 빠졌다.
달러ㆍ원 역시 장중 1110.05원을 기록, 5월3일 이래 최저점을 찍었다. 호주달러ㆍ달러는 1983년 이래 최고인 0.9994달러까지 상승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요 10개국의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JP모건 아시아 달러 인덱스는 115.84까지 상승, 2008년4월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9월21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필요하다면 추가 양적완화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후 달러 인덱스는 지금까지 무려 4.9% 급락했다.
문제는 달러 하락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MF글로벌의 제시카 호버센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를 견인하는 힘은 미국 경제의 암울한 전망과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책"이라면서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서 어떤 일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전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을 깨고 1만3000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고용시장이 회복이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유로ㆍ달러 환율이 3개월 후 유로당 1.40달러, 6개월 후 1.50달러, 12개월 후1.55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달러ㆍ엔이 올해 말까지 역대 최저치인 79.75엔까지 떨어질 확률이 78%라고 지적했다.
이같이 달러의 지속적인 약세가 예상되자 약달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앤드류 부시 스트래티지스트는 "달러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국채 수익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금값이 역대 최고 수준에서 고공행진을 펼친다면 달러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콘 트러스트의 프레드 프라엔켈 부회장은 "약달러가 수출업자와 다국적 기업에게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달러가 추가 하락하면 전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머니는 "연준이 과도한 완화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로 인해 미국 최대 채권국인 중국과 일본이 미 국채시장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앤소니 웰치 통화전략펀드 매니저는 "달러유로가 역대 최저치보다 13%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여유가 있지만 결코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연준의 신중한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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