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SSM 규제법 처리 '내분'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에서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 법안의 국회 처리를 놓고 내분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친서민 법안으로 꼽히는 SSM규제법은 전통상가내 대형마트 입점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과 SSM가맹점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 등 두 가지 법안이다.
당 원내 대책단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유통법은 처리하되, 상생법의 경우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서 무역마찰이 예상되는 만큼 추후에 처리하자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 서민정책특위에서는 두 법안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군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체결된 한-EU FTA는 유럽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데 비준 전에 상생법을 처리하면 어려워 질수 있고,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에서도 정부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국민을 위해 동시 처리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친서민 정책을 따른다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두 법안을 모두 통과시켜야 하지만, 상생법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배될 소지가 높은 만큼 두 법안의 분리 처리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 부대표는 지난 12일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에서도 개헌특위와 4대강 점검특위 동시 구성 등 '4 대 4 패키지 빅딜'을 제안하면서 두 법안의 분리 처리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당 서민정책특위를 이끌고 있는 홍준표 최고위원은 유통법과 상생법의 동시 처리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홍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서민정책특위 전체회의에서 SSM규제법안 처리 지연 배경에 대해 "(한국에서 영업 중인) 특정 대형마트 업체가 영국 정부에 로비를 해서 영국 정부가 (이 법안을)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해 시비를 걸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EU국가 중 유독 특정업체의 로비를 받은 나라만 시비를 걸고 있다. 만약 한국 국민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불매운동을 벌이게 돼 그 대형마트가 영업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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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발언은 영국계 대형 유통업체의 부적절한 로비 활동을 폭로하는 형식을 통해 상생법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당 지도부 및 원내대책단을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민특위는 이미 지난 달 G20정상회의 전에 두 법안의 동시 처리 방침을 밝힌바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그동안 두 법안의 동시 처리를 요구해 왔다. SSM의 골목상권 진출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유통법 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주장의 근거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성북구 정릉동 풍림아이원 상가를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SSM가맹점 입점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등 친서민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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