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장관이 뿔났다. 11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격양된 억양을 감추지 못했다. 소신껏 일을 추진하고 있는데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야당 의원이 야속하기만 하다는 표정이었다.


상황은 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엄숙히 국감을 수행해야 하는데 해당 부처에서 내놓지 않은 자료가 102건에 달했다. 이건 거의 국감을 하지 말라는 것으로 인식했다. 국토해양부 장관을 비롯, 고발 조치에 들어갈 방침도 세웠다.

◇날 선 '4대강' 공방 "장관은 진실부터 밝혀라"= 이번 국감에서 가장 큰 쟁점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었다. 야당 측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라는 의구심에 대한 답변을 얻기 위해 치밀한 질문 공세를 펼쳤다. 국토부, 자체 정보 라인 등을 동원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얽힌 의혹들도 쏟아냈다.


최규성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국감이 시작되는 10시부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 의원은 "국토부가 국감을 치르겠다는 의지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며 "국감을 위해 달라고 요청한 102건의 자료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토부 등을 상대로 고발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25일 열린 '4대강 주변개발 태스크포스(TF)팀' 회의에서 국토부, 산하기관 외에도 코리아인프라스트럭처 사장이 민간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에 4대강 주변 개발정보를 부동사 투기업체와 대형 건설사들에게 넘겨줬다고 단정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4대강 낙동강 사업 구간을 보면 평균 수심 7.4m, 저수로 폭 420m"라며 "5000t급 화물선 운항을 위한 최소 요건인 수심 6m, 수로 폭 300m를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과거 내놓은 대운하 보고서에도 기존 보·댐에 갑문을 설치한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며 "4대강 사업은 곧 대운하 사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장관 "소신껏, 합리적으로, 심도깊게"= "4대강은 대운하다. 4대강 비밀 TF의 회의록을 공개하라. 4대강내 준설 오염토를 해양투기할 수 없다. 4대강 핵심 인원인 유럽 운하 시찰 후 4대강 보 높이가 올라갔다. 4대강 때문에 배추가 금(金)추가 됐다."


야당 의원들의 질의 공세는 극으로 치닫았다. 이들은 정 장관을 가리켜 '호위병 장관', '히틀러 장관'이라는 별칭을 붙여 말하기도 했다. 정 장관의 사퇴를 들먹이기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의 성토가 시작됐다. 참다 못한 정 장관은 최철구 의원의 질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현 정부가 하는 일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얼굴을 붉혔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끝까지 듣고 답하라"며 "현 정권을 무조건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질문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최철구 의원도 "국감 7년째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정부 부처 장관이 나와서 무조건 정부가 하는 일을 대변하고 반박하는 게 국감 자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장관의 어깨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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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의원은 "'호위병 장관' '히틀러 장관'이라고 비유하면 정상적인 국감이 될 수 없다"며 "대화와 토론 속에서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현 의원은 "4대강사업은 지켜보면서 여야입장 행정의 입장이 구분되고 있으니 지혜롭게 해야 한다"며 "야당 의견도 수용할 것은 해야 하고 자료를 요청했으면 국토부도 자료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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