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전세계적 통화전쟁의 중심에 있는 위안화를 놓고 중국과 서양 선진국 간의 대립각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연일 공격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해 중국은 직설화법까지 동원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위안화 전쟁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은 다시 한번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6일(현지시간)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저평가된 통화를 보유하고 있는 경제대국이 통화 절상을 막고 있다면 이는 다른 국가의 통화 절하를 부추긴다"면서 "통화 절하는 신흥국들의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은 물론 성장 저해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8일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총회와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선제 공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방관적 입장을 취하던 유럽연합(EU) 역시 위안화 전쟁의 전면에 나섰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4일 아셈(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환율의 유연성은 중국에게도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리 렌 EU 경제 통화담당 집행위원도 "유로 약세가 지속된다면 EU의 회복은 둔화될 것"이라면서 "위안화 절상은 중국 경제 개혁 과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중국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6일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중국 경제 및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다"면서 "이는 전세계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이어 그는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지 말아 달라"면서 "중국 수출업체의 마진율은 매우 낮은 상태인데 미국의 '환율조작 제재법'으로 파산할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중국 수출업체들의 마진률은 3~5%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일에도 원자바오 총리는 아셈 개막 연설을 통해 "출구전략 시점과 속도를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한다"며 "주요 통화의 환율은 상대적으로 안정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환율문제를 의제로 선정할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이나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설사 의제가 된다 하더라도 당사국들이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위안화를 비롯한 통화전쟁은 사실상 무역 전쟁의 성격이 짙다. 하반기 경제 둔화가 확실시 되면서 미국 및 유럽은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저평가된 위안화로 인해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중국의 올 8월까지 대(對)미 무역수지 흑자는 1145억달러를 기록, 같은 기간 전체 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 1039억달러를 웃돌았다.


더우기 전일 발표된 반기 세계경제전망에서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율을 지난 7월(3.3%)보다 0.7%포인트 낮췄고 내년에는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중간 무역 전쟁은 설전에 그치지 않고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미국은 '환율조작 제재법'을 통과시키며 중국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태세다. 이 밖에도 미국은 지난달 21일 중국산 아트지에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부과했으며 27일에는 중국산 동파이프에 최고 6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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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미국산 닭고기에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했다. 반덤핑 관세율은 최대 105.4%에 이른다.


TD증권의 숀 오스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위안화 문제는 사실상 무역 전쟁"이라면서 "조금이라도 수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초강대국들이 몸이 달아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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