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이 쏘아올린 축포..지수 1900
증시 부양에는 藥..경기 회복에는 毒 될 수도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글로벌 증시가 일단 상승으로 방향을 잡았다. 각국 정부가 독자생존을 외치면서 촉발된 환율 전쟁이 증시에는 약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일본은행(BOJ)이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0.1%로 하향조정했으며 호주 중앙은행(RBA)도 예상과 달리 5개월 연속 동결을 선택했다.
일본 제로 금리의 부활은 4년 3개월 만의 일이다. 15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엔화 강세 현상으로 경기 회복에 급제동이 걸리자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를 촉발시킨 미국은 일단 일본의 강수에 은근슬쩍 묻어가는 전략을 채택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국채 매입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며 더욱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주문했다. 이보다 앞서 벤 버냉키 미 연준(Fed) 의장은 로드아일랜드연설에서 "추가 자산 매입이 미국 경기 부양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시장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결과적으로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않고도 주가 부양에 성공했다.
미국 증시 급등은 다시 아시아권 주요 증시에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전날 1.5% 가까이 급등한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덕분에 연중 최고가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도 상승세를 더해가고 있다.
6일 국내 증시에서는 기계와 운수창고, 철강·금속 업종이 2%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경기 민감주가 지수 1900선 돌파를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가 어느새 주가에 반영되고 이제는 회복 기대감이 증시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미국 주요 기업들에 대한 3·4분기 실적 추정치는 어둡기만 하고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해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달러 약세 속에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정부가 슈퍼 엔고 현상을 잡기 위해 시장 개입을 나서면서 유로화 상승 압력은 더해지고 있다.
유로화 강세에 따른 부채부담증대와 수출경쟁력 둔화, 경기회복 지체 등이 우려되면서 유럽연합도 자구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 전쟁이 촉발되면서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국 경제가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모든 국가가 수출을 확대할 수는 없다.
현재 양상대로 간다면 단기적인 증시 부양은 가능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가 상승의 달콤한 열매는 최대한 즐기되 이후 다시 나타날 경기 침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