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철저한 현지화 발판 삼아 한국발 글로벌 비즈니스 성공하겠다"
아시아초대석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대표
[대담 = 김동원 부국장 겸 전 정보과학부장]"글로벌 회사의 지사가 아니라 '한국발 글로벌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광학기기 전문기업인 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47)은 올림푸스한국의 10년뒤 청사진에 대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올림푸스한국"이라고 주저없이 단언했다. 지난 2000년 올림푸스한국 설립과 함께 수장직을 맡아 5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10년만에 4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매출액 2000억원을 올린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 답게 방사장은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는 올림푸스한국을 전 세계 지사 중 현지화에 가장 잘 된 지사로 자리잡 게 한 일등공신이다.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슬로건 아래 열심히 뛴 덕분에 올림푸스한국은 올림푸스의 지사 가운데서는 이례적으로 서울 삼성동에 버젓한 사옥도 지었고,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방 사장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동안은 철저한 현지화전략으로 올림푸스한국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 10년 동안은 한국의 강점인 정보기술(IT)과 생명공 학기술(BT)을 접목해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발 글로벌 비즈니스'를 본격 펼쳐보이겠다는 각오다.
이미지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올림푸스=카메라 회사'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내시경 등 의료 사업 분야의 성과를 알리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방사장은 "카메라로 쌓아온 광학 전문 기업의 이미지와 내시경을 주축으로 한 의료 사업 선도 업체의 이미지를 잘 조화시켜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서 올림푸스한국을 일반에 각인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비가 내리는 오후 선릉이 내려다보이는 서울 삼성동 집무실에서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올림푸스한국하면 카메라가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내시경 등 의료분야에서도 올림푸스한국의 성과는 탁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의료 분야 성과는 어떤가?
▲많은 이들이 올림푸스를 카메라 기업으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의료 분야 중 특히 내시경 사업에서 올림푸스가 굳힌 입지는 카메라를 능가한다. 전세계 내시경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75%로 독보적인 1위라고 자부한다. 매출 비중으로 따지자면 카메라가 55%이고 내시경이 45%다. 국내 종합 대학 병원의 98%가 올림푸스 내시경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올림푸스 한국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다는 증거이다.
내시경의 종류는 다양하다. 올림푸스한국은 2만5000종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암을 조기에 검진해 인류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내시경이 기여한 바는 크다. 위암이나 대장암은 자각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다. 내시경으로 검사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를 할 수 있어 귀중한 생명을 구할 가능성도 커진다. 내시경 사업이 인류를 위한 공헌이 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시경으로 검사할 수 있는 분야는 인체의 질환 뿐 아니라 비행기 엔진,공장의 굴뚝은 물론, 재난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사람을 찾는 것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의료 분야는 돈이 있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장인 정신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다른 IT 분야처럼 단숨에 따라 잡을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카메라든 내시경이든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양쪽 모두 필요하다.
-올림푸스한국은 현지화 성공 기업의 표본이 되고 있다. 비결이 뭔가?
▲한국에 들어와 있는 많은 글로벌 업체와 올림푸스한국은 다르다.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면 대부분 본사의 통제를 받다. 그러나 올림푸스한국은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사, 재무를 비롯해 마케팅, 브랜딩까지 모두 지사에서 독자 권한을 갖고 해오고 있다. 설립 이후 지난 10년간 본사인 일본에 배당한 금액은 전체 이익의 2.7%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낸 이익의 전부를 한국에 재투자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중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다. 또 창립 10주년인 올해 사옥을 건립했다. 이 사옥 역시 일본 본사에서 자금을 받지 않고 올림푸스한국이 지난 2004년 땅을 사서 직접 지은 것이다. 올림푸스한국이 사옥을 지은 것은 한국발 글로벌 비즈니스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카메라 시장에서도 올림푸스한국의 현지화 전략은 잘 맞아떨어졌다. 앞으로 계획은 뭔가?
▲현재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이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시장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DSLR 카메라가 지나치게 크고 무겁기 때문이다. 올림푸스는 이 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해 콤팩트 카메라와 DSLR 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을 새로 창출했다. 기존 DSLR 카메라와 차별되게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반영했다. 앞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내놓아 콤팩트 카메라는 물론, 렌즈교환식을 포함한 DSLR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게 우리 회사의 장기목표다.
-기업의 사회책임활동(CSR)을 오래전부터 강조해왔는데.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재투자의 측면도 있지만 사회공헌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국민소득이 5000 달러인 시절, 기업의 CSR는 봉사활동을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CRS의 의미는 달라져야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국민들의 행복 지수도 비례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비례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고도성장을 했지만 국민들은 공허함을 많이 느낀다.이런 공허함을 채워줘는 문화활동으로서 기업의 CSR가필요하다.
올림푸스의 기업의 속성은 '문화'다. 다루는 사업 분야가 영상과 의료 분야인 만큼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올림푸스한국의 사옥을 지을 때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도 콘서트홀인 '올림푸스홀'이었다. 건물 투자비의 40%를 이 콘서트홀짓는데 들였을 정도로 올림푸스는 문화를 중시한다. 우리나라에는 영재 음악가가 많지만 그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누구나 쉽게 클래식을 대할 수 있는 공간 역시 부족하다. 콘서트홀을 유지하는 데만 연간 10억 이상이 들어가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문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생각이다.
-지난 10년간 수장직을 맡으며 기억에 남는 일도 많을 텐데.
▲지난 4월 1일 사옥에 처음 들어왔을 때 직원들이 모두 나와 꽃다발을 안겨줬다. 그날 참 많이 울었다. 5명의 직원들과 함께 시작한 조그만 회사가 성장해 사옥까지 갖추게 된 게 너무 뿌듯하고 감격스러웠기 때문이다. 올림푸스한국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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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올림푸스한국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글로벌 기업이지만 한국기업의 역할을 하겠다는 게 목표다. 지난 10년간 올림푸스한국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펴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 10년간 올림푸스 한국은 한국발 글로벌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한국의 강점과 글로벌 특성을 융합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해외로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 이를 위해 현재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이다. 정리=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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