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규모와 이윤증가 속도가 유난히 빠른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시장경제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중국기업의 경영관리 수준이 향상되면서 급성장기에 진입했다. 지속되는 저임금, 저금리 구조가 기업 성장에 크게 기여했고, 에너지 가격 통제로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의 유수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기업의 자금력 향상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모두 시장 특수성과 정부지원으로 귀결시켜 과소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다. 최근 기존 국유기업과는 달리 기술력과 품질, 브랜드 역량 등을 모두 갖춘 명실상부한 글로벌 신흥기업도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기준으로 '광대역 부호 분할 다중 접속(WCDMA)' 출하량이 세계 1위, 매출은 삼성전자의 20배가 넘은 화웨이(華爲), 연초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볼보를 인수한 지리(吉利)자동차 등 글로벌화된 중견 민영기업들이 바로 이러한 선두주자들이다. 그들은 자동차, 전자 등 한국의 주력산업에 포진해있어 한국기업과의 경쟁전선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
특히 신에너지 산업의 경우 중국기업은 오히려 선발주자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선테크(Suntech)는 태양전지 시장의 12%를 점유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전기자동차 업체 BYD도 성장성이 높은 세계 100대 정보기술(IT)기업 순위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의 영광을 안게 됐다. 중국정부의 민영기업 육성책 및 자주창신(自主創新)에 대한 적극 지원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이라면 후진성, 기술 빼돌림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 쉽다. 쌍용차 사건, 멜라민 파동 등에서 형성된 반감과 '차이나 디스카운트' 등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중국기업을 무조건 후발주자로 인식하는 선입견이 오류를 범하게 만들 수 있다. 갈수록 더 많은 중국기업들은 이제 추격자이자 일부 분야에서는 앞서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기업을 직접적인 경쟁상대로, 또한 벤치마킹 대상과 협력 파트너로 여기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썬쟈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이유·임영웅 손잡고 '훨훨'…뉴진스 악재에 '떨...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