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차이나인사이트]中기업 글로벌화에 대처하려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고속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국기업들이 눈부신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포천 500대 기업에 진입한 중국 기업 수가 2007년 24개에서 2010년 46개로 3년만에 배로 증가했고, 이 가운데 '공룡기업' 시노펙 등 3개 기업은 랭킹 10위 내에 턱걸이하는 데 성공했다. 규모뿐만 아니라 중국 500대 기업의 이익률도 5.4%로 미국 500대 기업보다 높아 외형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기업의 규모와 이윤증가 속도가 유난히 빠른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시장경제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중국기업의 경영관리 수준이 향상되면서 급성장기에 진입했다. 지속되는 저임금, 저금리 구조가 기업 성장에 크게 기여했고, 에너지 가격 통제로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원자재를 조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국 정부의 유수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기업의 자금력 향상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중국기업은 그동안 주로 토지, 설비 등 유형자산, 즉 하드웨어 측면에 치중하는 반면 기술력, 브랜드 등 소프트 파워가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창출을 독려해온 정부 정책으로 무분별한 사업확장이나 심지어 타 기업의 디자인과 기술을 모방해 이익을 챙기는 경우도 빈발했다. 일부 대형 국유기업이 정부 리소스를 통해 시장을 독점하고, 정부는 국유기업을 앞세워 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국가 자본주의'적 형태도 종종 목도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기업의 경쟁력을 모두 시장 특수성과 정부지원으로 귀결시켜 과소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다. 최근 기존 국유기업과는 달리 기술력과 품질, 브랜드 역량 등을 모두 갖춘 명실상부한 글로벌 신흥기업도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기준으로 '광대역 부호 분할 다중 접속(WCDMA)' 출하량이 세계 1위, 매출은 삼성전자의 20배가 넘은 화웨이(華爲), 연초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볼보를 인수한 지리(吉利)자동차 등 글로벌화된 중견 민영기업들이 바로 이러한 선두주자들이다. 그들은 자동차, 전자 등 한국의 주력산업에 포진해있어 한국기업과의 경쟁전선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

특히 신에너지 산업의 경우 중국기업은 오히려 선발주자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선테크(Suntech)는 태양전지 시장의 12%를 점유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전기자동차 업체 BYD도 성장성이 높은 세계 100대 정보기술(IT)기업 순위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의 영광을 안게 됐다. 중국정부의 민영기업 육성책 및 자주창신(自主創新)에 대한 적극 지원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8년 연속 증가하면서 해외 투자 기업의 자산총액이 1조달러를 넘는 등 글로벌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글로벌화 바람의 저변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외화보유액이 상징하는 풍부한 유동성과 자금력이 깔려 있다. 올 상반기 중국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금액은 무려 158.6% 급증했고, 거래금액과 건수는 모두 한국을 앞서고 있다.

중국기업이라면 후진성, 기술 빼돌림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기 쉽다. 쌍용차 사건, 멜라민 파동 등에서 형성된 반감과 '차이나 디스카운트' 등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그러나 중국기업을 무조건 후발주자로 인식하는 선입견이 오류를 범하게 만들 수 있다. 갈수록 더 많은 중국기업들은 이제 추격자이자 일부 분야에서는 앞서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기업을 직접적인 경쟁상대로, 또한 벤치마킹 대상과 협력 파트너로 여기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썬쟈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