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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개방..투명..이시대 신뢰의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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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월드컵에서는 유난히 오심이 많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오심 자체도 문제였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고집도 한몫했다.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는 시간이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는 것도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다른 스포츠에서는 다양한 제동 장치로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오심이 많아진 게 아니라 오심이 많이 발각되는 것이며, 다량으로 배치된 탁월한 성능의 카메라 덕분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축구장을 에워싼 수많은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때문에 지나치고 말았을 수도 있는 오심을 정확히 심판한다는 것이다.
중계 목적인 카메라가 심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FIFA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자연 그대로의 인간의 시각이 디지털 기기 속에서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이렇듯 우리는 뛰어난 성능의 센서와, 그 센서에서 발생한 정보가 디지털화해 공유되고 기록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의 활동과 업무를 도와주던 정보기술(IT)은 이제 이 세상 모든 사물의 움직임과 생각의 과정을 포착해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렇게 생성된 정보는 구조도 다르고 복잡다단하다. 그렇지만 고급 수학과 지능형 알고리즘 덕택에 일반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단순한 형태를 갖추게 됐다. 검색 엔진이나 모바일 상태에서 인간에게 차원이 다른 지능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그런 경우다.
IT는 더 이상 인간의 철저한 관리하에서만 사용되지 않는다. 일례로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룬 수상은 젊은 정치인 시절 TED 컨퍼런스에서 IT가 정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을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넘어감에 따라 권력이 정부 관료에서 시민에게 넘어간다고 전제하고, 그에 따라 시민을 위한 모든 정보, 이를테면 구매 계약, 범죄 지역 정보, 교통 상황 등 작은 것까지 일반 시민들이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으로써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부패도 막을 수 있고 서비스는 좋아지기 때문이다.

IT의 발전과 보편적 보급으로 과거에 인정되던 관행과 통념은 깨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각종 비리와 불투명하게 처리했던 일들이 발견돼 공개되는 배경에도 IT의 힘이 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인간이 만든 정보는 대부분 디지털화했고 IT 기기의 숫자는 인구를 앞지르는 추세다. 이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어서 투명성과 개방성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런데 이러한 개방성과 투명성의 이면에는 정보 보안 위협이라는 역기능이 존재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는 신뢰의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가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다. 아쉬운 것은 정보 보안 문제를 기술로만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이다. 정보 보안을 기술로만 보면 지능적이고 복잡해지는 변화의 시대에 사용자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보안은 이제 모든 서비스의 핵심 요소가 됐다. 보안을 으레 거치는 귀찮은 절차 정도로 인식한다면 해당 서비스도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사용자도 정보 보안을 누가 일방으로 해줘야 한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각종 매력 있는 서비스에서 소외되게 마련이다.

정보 보안은 개방성과 투명함이 더욱 커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같이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야 할 문제다.



김홍선 안철수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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