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소설가 박완서의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출간 1주만에 YES24 종합부문 베스트셀러 7위로 올랐다. 이 책에서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향한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고스란히 담아 독자에게 건넨다.

또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오정희, 곽재구, 고재종, 이정록의 글을 모은 '그리움의 발견', 김연수와 김중혁 두 작가가 영화를 소재로 쓴 '대책 없이 해피엔딩'도 한여름 저녁 펼쳐보기 좋은 에세이집이다.


1.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의 산문집.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건져 올린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작가의 글이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등단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행복을 누리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책에는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은 물론 2008년 한해동안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려 있다.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글 속에 담아 냈다. 자상하고 따뜻한 품이 되어준 김수환 추기경, 작가가 자신 안에 칩거해 세상을 등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박경리 선생, 더는 전락할 수 없을 만큼 전락해버린 불행감에 도취돼 있을 때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준 박수근 화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퍼한다. 현재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라는 노작가의 겸손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다.


박완서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만큼 왕성한 독서활동도 보여준다. 그가 존경하는 작가 박경리의 작품에서부터 신경숙, 김연수 등 한국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존 코널리, 조나 레러 등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폭넓은 독서편력을 발견하게 된다. 책 한권 한권마다 깊은 삶의 자국들을 새겨놓은 그의 글은 '박완서가 읽은 책'이 전하는 재미와 깊이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2. 그리움의 발견


무언가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는 자의 특권이다. 지금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기에 가슴 벅차는 충만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오정희, 곽재구, 고재종, 이정록이 가족, 고향, 자연 등 우리 삶을 이루는 근원적인 부분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쓴 여러 산문을 묶은 그들의 삶의 흔적이다. 작가의 삶과 경험 그리고 그를 향한 애정을 생생하게 담은 필치와 문장들을 통해 그들의 마음속, 아련한 그리움을 들여다 본다.


그리움의 대상은 다양하지만 이 책은 사람, 고향, 자연 등을 보며 느껴 온 깊은 그리움과 향수를 담았다. 그리워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곧 소중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그만큼 소중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에 작가들이 말하는 '그리움'은 그들 삶의 가장 소중한 대상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잠시 작가들이 제공한 그리움의 그늘에 앉아 있으면 그 그리움의 기쁨이 내 것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대책 없이 해피엔딩 : 김연수 김중혁 대꾸 에세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기록지를 교환하며 친구가 된 이래 28년간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두 작가, 김연수와 김중혁이 '씨네21'에 ‘나의 친구 그의 영화’라는 제목으로 번갈아 쓴 칼럼을 모았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지만 결국은 영화에 비추어 자신과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서로를 향한 농담과 거침없는 입담이 어우러진 글이 경쾌하게 핑, 퐁 오가는 사이, 두 작가의 영화관람기는 취향과 세계에 대한 태도,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 영화관람기를 써 내려간 2009년은 근래에 보기 드문 격동의 1년이었다. 두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 소통불능의 정책들,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 등 믿을 수 없는 수많은 일들 속에서 두 작가의 영화관람기는 그렇게 대책 없이 흘러가는 인생의 한 순간을 붙잡아 두었다. 이들은 2009년의 하루하루는 '모두가 다른 나날들'이지만 저마다 다른 나날들을 살아오면서도 우리는 자신이 '일생', 즉 하나의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저마다 다르고 결국엔 하나인 나날들이기에 대책 없이 해피엔딩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이 책은 영화 이야기이지만 궁극적으로 두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2009년 한 해, 한국이라는 공간에서 숱한 사건들을 접하고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왔기에 두 작가의 삶 이야기이자 우리 사회를 향한 그들의 목소리를 담은 글이기도 하다. 티격태격 두 사람이 써내려간 대꾸 에세이는 색다른 형식과 재미를 담아 오늘날 우리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통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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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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