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A 대전 막 올랐다
하나금융 유력..KB금융 가능성도 무시 못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민규 기자] 정부가 개략적인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금융권의 인수ㆍ합병(M&A)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은행 대형화를 글로벌 경쟁력의 필수조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은행권에서는 우리금융을 가져가는 곳이 리딩뱅크가 되기 때문에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우리금융 이외에도 외환은행 매각이나 산업은행 민영화 등이 맞물려 있어 올 하반기부터 1~2년 간 금융권에는 치열한 눈치보기와 인수합병(M&A)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 민영화 시나리오는=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최근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이라는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분 일괄매각이나 부분매각 등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인수자가 제시하는 안을 들어보고 가장 효과적인 안을 선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예보가 보유한 지분 56.97%를 일괄매각하거나 분산매각하는 방안과 주식 맞교환을 통한 합병 등이다.


일괄매각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게 되므로 정부 입장에서는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사들 중 7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매각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곳이 사실상 없다는 게 문제다.


분산매각의 경우 가장 손쉬운 방법이긴 하지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충족시키기 힘들다. 주인 없는 은행이 돼 경영의 영속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단기실적에는 급급한 폐단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높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금융지주사와 주식 맞교환을 통한 방안이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지분의 일부만 매입하고 나머지는 주식 맞교환으로 합병을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하나금융 유력 후보=가장 유력한 후보는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합병할 경우 총 자산 521조원의 메머드급 금융지주가 탄생한다. 하나금융은 이미 우리금융 인수에 나서기로 하고 인수방안 등 구체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초 메머드급 금융지주 탄생은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의 합병이다. 두 회사가 합친다면 총 자산은 652조원 규모로 외형에서는 국내 금융지주 간 합병에서 가장 큰 덩치가 된다. 하지만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이미 여러 차례 "당분간 우리금융 M&A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일단 가시권에서는 멀어졌다.


어 회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적자를 보고 있는 KB금융이 어떻게 남의 회사를 흡수합병 하겠다고 나서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해진 이후 고려해 보겠다"고 단서를 단 데다 개인적으로도 은행 대형화의 적극적인 지지자여서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리딩뱅크 프리미엄에 대한 포기도 쉽지 않다. 우리금융 M&A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향후 도전장을 내밀만도 하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인수후보로는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참여 가능성은 M&A를 부정한 KB금융보다 오히려 낮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얼마 전 "향후 1~2년 간은 M&A보다는 재무구조개선 등 내실다지기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 말을 글자 그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덩치에 비해 시너지가 적은 우리금융보다는 외환은행 인수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ㆍ카드 등 시장판도 변화=우리금융 매각에 따른 증권, 카드, 보험업계 지형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돼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국내 1위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반면 유력 후보인 하나금융의 자회사 하나대투증권은 브로커리지(주식중개), 펀드 판매 등 리테일에 강점이 있다. 두 회사가 서로 다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쳐질 경우 짐작할 수 있는 시너지도 크다. 하지만 고객이탈이나 인력이탈 등 시너지만큼이나 문제 요인도 많다.


대형증권사끼리의 합병으로 시장구조의 재편도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대형증권사 숫자를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다른 대형증권사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우리투자증권만 떼어 놓고 본다면 분명 매력적인 물건으로 프리미엄이 높지만 현재 제시된 매각방법으로는 상당한 시일과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합쳐진다 해도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위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2위권 그룹의 선두주자인 KB카드를 바짝 추격하게 되고 시장점유율면에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을 앞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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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부문에서는 높은 시너지가 예상되지 않는다. 우리아비바생명과 하나HSBC생명보험 모두가 국내 보험시장 후발주자로 업계 10위권 밖이고 시장점유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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