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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돈가뭄에 마이크로크레디트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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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핫도그 판매 트럭인 맨디스 코너를 운영하고 있는 아만다 키퍼트는 매출이 60% 이상 급감해 자금 압박에 시달리다 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 하지만 수차례 대출 신청을 거부당한 그에게 마지막 '생명줄'을 건넨 것은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 키바였다. 협력사 오퍼튜니티 펀드를 통해 3년 만기 6500달러를 6% 금리에 대출해 준 것.

# 연초 크레이크 아담스는 이벤트 공간을 갖춘 레스토랑을 오픈하기 위해 은행에 5만달러의 대출을 신청했지만 부채가 많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했다. 그는 결국 마이크로크레디트를 통해 12% 금리의 10년 만기인 1만5000달러를 대출 받았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유일한 선택이었죠."
아프리카 최빈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에서나 이뤄졌던 마이크로크레디트가 이른바 '첨단 금융'의 본고장인 미국에 상륙했다. 돈가뭄에 시달리는 은행이 대출 요건을 대폭 강화, 영세 소상공인이 파산 위기에 처한 틈을 타고 마이크로크레디트 업계가 진입한 것. 2007~2008년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진풍경이다.

경기 침체에 매출이 줄어들며 사업에 타격을 입은 영세 소상인들은 은행 자금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은행에서 자금을 지원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때문에 마이크로크레디트 시장이 때 아닌 호황을 연출하고 있다.

올해 미국 362개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들이 받은 대출 신청서는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또한 일반 은행들이 중소업체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어 마이크로크레디트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미 자영업자연맹(NFIB)의 윌리엄 던켈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은 많은 돈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예금에 위험을 주는 대출 신청서는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들은 벤처캐피털업체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단지 좋은 아이디어에 자금을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은행 규모에 상관없이 대부분 은행들은 5만달러 이하의 사업대출은 승인하지 않는다. 대출에 따른 위험을 상각할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들은 보통 3만5000달러 이하의 자금을 직원 5명 이하 규모의 영세업체에 제공한다. 다만 이들은 일반은행보다 높은 금리(5~18%)에 대출 제공한다.

또한 대출지원자의 신용점수에 중점을 두는 일반은행들과 달리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들은 대출 지원자의 열정과 사업에 대한 헌신 등을 고려한다. 즉,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민들을 돕기 위한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 관계자는 "제공하는 대출의 15~20%를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인 그라민은행은 전세계적으로 2500개 이상의 지점을 통해 94억달러를 대출하고 있다. 그라민은행은 지난 2년동안 그라민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뉴욕에 4개 지점을 문 열었으며 오마하에 지점 하나를 오픈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워싱턴, 샬로트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다.

한편 마이크로크레디트 업체들이 미국에서 제공하는 대출 규모는 다른 국가에서보다 크다. 개도국에서 보통 사업을 위해 약 380달러 대출을 받는 반면 미국에서는 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키바의 협력 대출업체들은 개도국에서는 최대 3000달러를 제공하지만, 미국에서는 최대 1만달러를 제공하고 있다. 키바는 미국에 진출한 이후 137개 업체에 총 90만달러 대출을 제공했다. 미국인들의 평균 대출 규모는 약 5600달러이며 평균 대출 상환 기간은 2년3개월 정도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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