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꼭 안타로 출루할 필요는 없다. 거포들의 활약만 기다리다가는 극심한 홈런 가뭄에 시달릴 수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 돌파를 네 번째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박스권 저점이 올라오면서 고점을 밀어올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야구에서 대타를 기용해 볼넷으로 출루하는 방법이 있는 것처럼, 국내 증시의 박스권 상단도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로 볼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주가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린 큰 모멘텀은 없더라도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고 박스권 하단을 밀어올릴 요소들을 차분히 점검하고 대응할 것을 권했다. 타석에서의 인내심이 부족하면 볼넷으로 걸어나갈 비율이 낮은 법이다.


◆뭐니뭐니해도 실적=가장 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바로 실적이다.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기업실적 호조가 이에 대한 악영향을 줄여주며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킬 것이란 얘기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불확실성' 발언으로 인해 큰 낙폭을 보였던 뉴욕증시가 22일(현지시간) 캐터필러, AT&T, 3M, UPS, 일라이 릴리, 이베이, 퀄컴 등의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급등한 것도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MSCI 코리아 12개월 예상 EPS는 필수소비재(+7.04%), IT(+1.71%), 에너지(+0.9%)업종을 중심으로 지난 주 대비 0.8% 상향 조정됐다. 기업실적 개선전망이 주식에 반영되기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매크로 환경 불안이 완화돼야 하지만, 기업실적 개선은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마주옥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피가 1700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꾸준한 기업실적 개선 영향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매우 높아져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MSCI기준 12개월 예상 PER은 8.8배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수급적으로도 이전과 차별화=수급이나 기타 제반 여건의 개선조짐이 확연해지고 있다는 점도 박스권 하단을 높일 요소다.


보통 미국채 수익률의 하락은 안전자산이 선호될 때 벌어지는 현상으로 외국인투자자의 매물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박스권 상단에서 미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데도 외국인 매물 규모가 이틀동안 700억원 수준으로 미미했고, 미국채 수익률이 조금만 상승해도 외국인 매수 규모가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 수준에서 미국채 수익률이 조금만 더 상승한다면 자금이 위험자산 선호로 돌아서며 외국인 매수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전 고점에 비해 펀드 환매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스권 탈출에 힘이 될 스트레스테스트=23일(현지시간) 발표될 유럽 은행권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테스트 결과가 양호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가운데 각국 정부 당국자들 역시 자신감을 피력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전례를 보더라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물론 일부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자본확충을 요구받겠지만, 이 역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중심으로 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AD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로 세계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면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세계 증시가 반등하고 이와 함께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탈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